제61회 백상예술대상이 진정으로 주목한 이들

매년 여러 차례 열리는 시상식에서는 대개 수상자에게 시선이 집중되기 마련이죠. 그러나 지난 5일에 열린 61회 백상예술대상은 조금 달랐습니다. 미래의 주인공들과 무대 뒤편에 집중한 것인데요. 이날의 1부 축하 무대는 ‘떡잎 예술대상’이라는 콘셉트로 현재 아역 배우거나 배우를 꿈꾸는 아이들이 꾸몄습니다. 아역배우 이수호, 최소율, 박다운은 앙증맞은 큐카드를 가지고 나와 2055년의 백상예술대상 MC를 연기했고요.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의 신채린, JTBC 〈조립식 가족〉의 오은서, 넷플릭스 〈멜로무비〉의 최자운이 수상자를 연기해 웃음 짓게 했어요. 이어 “꿈을 향해서 항해하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담은 무대”라며 코요태의 〈우리의 꿈〉을 특별무대를 선보였고 무대가 끝난 뒤 “이모 삼촌들, 우리가 백상예술대상을 받을 때까지 대한민국 대중문화 예술을 부탁해요”라고 외쳐 박수 갈채를 받았습니다.

MC를 맡은 신동엽은 아빠 미소를 지으며 “오늘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이해 많은 어린이들이 축하 무대를 꾸며줬다”고 말한 뒤 “어린이날인 만큼 또 다른 어린이들이 기다리고 있다”라고 소개하며 스타들의 어린 시절 사진을 공개했어요. 사진에는 이병헌과 김태리, 변우석, 김고은의 어린 시절 모습이 나오며 재미를 더했죠. 마지막은 한 갓난아기의 사진이었는데요. 너무나 깜찍한 아이의 모습이 담긴 사진의 주인공은 현봉식으로 밝혀져 현장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신동엽은 “정말 훌륭하게 커줬다.학창시절에 무슨 일이 있었냐”라고 말해 모두를 폭소케 했어요.

2부의 축하 무대는 염혜란 배우의 차분한 스피치로 시작했습니다. 그는 “제가 이 자리에 나온 이유는 제가 무대 위에 오를 수 있게 만들어주시는 분들을 소개하기 위해서”라고 말한 뒤 등을 돌렸어요. 그러면서 “저는 오늘 여러분께 등을 돌렸다. 그래야만 볼 수 있는 얼굴들이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와 무대 밖에 있어서 여러분이 미처 보지 못했을 얼굴들, 엔딩 크레딧 속 스쳐가는 이름들이다, 하지만 이 분들이야 말로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의 찬란한 빛”이라고 말해 깊은 감동을 줬어요. 이어 황인환 무술감독, 박동진 소품 감독, 이빛나 제작프로듀서, 박경희 분장감독, 차정환 카메라 감독을 차례로 비추며 “대중문화예술을 만드는 진짜 주인공”이라고 소개했죠.

이어 총 21인의 스태프들이 무대에 올라 이아람의 〈엔딩크레딧〉을 축하무대로 선보였습니다. “보이지 않는 뒤편, 무대 바깥이지만 우리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어”, “나는 주인공을 바라지 않아, 난 이미 내 씬의 주인공이니까”라는 가사가 나올 때는 임지연과 장나라, 혜리 등 배우들도 감동의 눈물을 쏟으며 깊게 공감했죠. 노래가 끝나자 일동 긴 시간 박수갈채와 뜨거운 환호를 보내며 감동적인 장면을 완성했네요.

이날 가장 놀라운 결과로 평가 받은 건 바로 61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대상 수상자였습니다. 영화 〈하얼빈〉 촬영감독 홍경표가 수상의 영예를 안은 거예요. 촬영 일정 때문에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홍경표 감독을 대신해 상을 받은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임명균 부사장은 무대에 올라 “(〈하얼빈〉은) 차가운 한 겨울에 몽골, 라트비아, 한국에서 강한 바람과 혹독한 추위 속에 촬영이 진행된 영화"라고 입을 열었습니다. 이어 "그 험난한 여정을 함께 고생하며 모든 감독님, 배우님, 스태프들 모두 끈적한 동지애가 생겼다. 예술적 완성도를 위해 열정과 헌신을 한 현장의 모든 동지들과 이 상의 영광과 기쁨을 함께 하겠다”라는 홍경표 감독의 수상 소감을 대리 전달했어요. 작품이나 감독, 주연 배우가 아닌 촬영 감독이 대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최초인데요. 이례적이고 뜻 깊은 이번 백상예술대상의 기획 취지에 많은 이들이 칭찬과 박수를 보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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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6T13:27:41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