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유튜버, KBS 앵커 합격했다…"안내견 하얀이와 출근해요"

KBS 제7기 장애인 앵커에 허우령 씨(24)가 선발됐다.

30일 KBS는 최근 장애인 앵커 선발 절차를 진행한 결과, 최종 합격자에 허우령 씨가 선발됐다고 밝혔다. 허씨는 오는 4월 3일부터 'KBS 뉴스12'의 '생활뉴스' 코너를 맡아 진행하게 된다. 차후 별도의 취재 콘텐츠 제작 등 그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출퇴근길은 '하얀이'와 함께…"우리 사회 모습 그대로 비출 것"

허씨는 'KBS 뉴스12' 진행을 위해 안내견 '하얀이'와 매일 출퇴근길도 함께할 예정이다. 하얀이는 올해 6살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으로, 3년 전 허씨와 처음 만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허씨는 "다양성을 존중하며 소외되는 계층 없이 우리 사회에 있는 그대로 모습을 비춰주는 것이 공영방송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뉴스 앵커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

KBS는 공영방송으로서 차별과 편견 없는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고자 2011년부터 장애인 앵커를 선발해왔다. 시각장애인 이창훈 앵커가 1기 장애인 앵커로 활약했다. 이후 2기 홍서윤, 3기 임세은, 4기 이석현, 5기 임현우, 6기 최국화 앵커가 뒤를 이어 'KBS 뉴스12'를 진행했다.

이어 KBS는 '뉴스9'와 낮 시간대 뉴스에만 제공하던 수어 방송을 올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이해 모든 TV 뉴스에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활발한 활동 끝 최종 합격…'유튜브도 인기'

또 허씨는 2019년부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왔다. 현재 10만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 자신의 채널에 '여러분께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KBS 앵커 지원 소식을 알렸다.

이 영상에서 허씨는 앵커 지원 절차부터 뉴스 리딩을 연습하는 모습 등을 공개했다. 카메라 테스트를 진행하는 허씨 옆에 얌전히 허씨를 기다리는 하얀이의 모습도 함께 공개했다.

그는 "원고를 받는 순간부터 손이 덜덜덜 떨렸다"며 "결과가 어찌 됐든 오늘을 후회하지 않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허씨는 "(최종 합격 여부는) 발표가 나면 알려드리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14살 때 희소병으로 인해 시각장애를 앓게 된 허씨는 시각장애 특수학교에 입학해 방송부 아나운서와 학생회장을 맡았다. 이어 지방자치단체 전교 회장 회의에서 '장애학생과 비장애 학생의 통합교육'을 주제로 토론에 나서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2020년부터 1년간 한 사회적 기업에서 한국어 강사로 활동했고, 2021년엔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전문 강사 자격을 취득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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