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노진주 기자] 장기 재계약을 원했던 손흥민(33, 토트넘)의 의중에 귀 기울이지 않고 일방적으로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한 것으로 알려진 토트넘이 이미 그의 대체자까지 찾았다. 협상 테이블을 차리기 일보직전이다.
토트넘은 지난 7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1년 연장 옵션 발동을 통해 손흥민과 2026년 여름까지 함께한다"라고 공식발표했다. 글로벌 매체 ESPN은 하루 뒤(8일) "손흥민의 의사는 고려되지 않은 채 나온 토트넘의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토트넘은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윙어 다니엘 말렌(25) 영입 계획을 세웠다. 손흥민 대체자로 점찍었다.
공식발표 때 토트넘은 손흥민을 치켜세우기에 여념 없었다. 그의 생각을 고려하지 않았단 분위기는 전혀 풍기지 않았다. 손흥민 역시 "모두가 꿈꾸는 팀과 더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다"라며 표면적으로 어떠한 불만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ESPN과 더불어 토트넘 소식을 주로 전하는 토트넘뉴스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를 포함해 빅클럽과 연결돼 있던 손흥민이 일방적 통보로 토트넘에 1년 더 발이 묶이게 되면서 마냥 불만이 없을 순 없는 상황이다.
10년 동안 토트넘에 헌신한 손흥민은 장기 재계약을 원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이를 적극 고려하기보단 1년 연장 옵션만 발동시켰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일궈낸 업적이 상당하기에, 그의 바람을 귀담아듣지 않은 구단의 태도가 화를 부르고 있다.
손흥민의 계약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만료될 예정이었다. 토트넘은 1년 연장 옵션을 활성화할 수 있는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2024년이 끝나도록 아무 소식도 들려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손흥민은 지난 1월 1일부터 '보스만 룰'에 의해 해외 클럽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여러 빅클럽들과 연결됐는데, 토트넘의 옵션 발동 전까지 바르셀로나 이적설이 뜨거웠다.
바르셀로나 소식을 주로 전하는 바르셀로나뉴스가 6일 “바르셀로나는 왼쪽 측면 강화를 위해 ‘폭탄급’ 영입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서 말한 폭탄급 영입은 손흥민을 토트넘에서 데려오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비인스포츠도 “최근 몇 년간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바르셀로나가 스쿼드를 강화하기 위해 손흥민을 공짜로 데리고 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월부터 잉글랜드 외의 클럽과 협상할 자유가 있는 손흥민은 바르셀로나에서 왼쪽 윙어를 볼 수 있는 이상적인 선수”라고 보도했다. 심지어 2년 계약설까지 돌았다.
하지만 토트넘이 옵션을 활성화시키면서 손흥민 이적설은 그저 소문으로 끝났다. 바르셀로나는 만약 손흥민이 토트넘과 계약 연장 없이 올 여름 팀을 떠난다면 '공짜'로 그를 품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손흥민이 토트넘과 2026년까지 계약기간을 늘리면서 바르셀로나가 손흥민을 영입하려면 이적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재정 여유가 없는 바르셀로나로선 그의 영입이 어려워지게 됐다.
토트넘뉴스는 손흥민의 1년 연장 옵션 발동이 발표된 날 “그가 FA로 바르셀로나로 향할 가능성은 사라졌다"라며 손흥민이 빅클럽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토트넘이 발탁시켰다고 날을 세웠다. 또 구단은 빠르게 손흥민 대체자를 찾을 궁리만 하는 중이란 충격적 소식도 들려줬다.
놀랍게도 토트넘은 손흥민 대체자를 이미 찾았다.
풋볼팬캐스트는 10일 “토트넘이 ‘업그레이드된 손흥민’인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공격수 말렌 영입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토트넘 몇몇 선수들은 시즌 내내 폼이 크게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이 중 손흥민도 예의는 아니다. 손흥민은 올 시즌 7골을 기록하며 여전히 득점 감각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의 대체자를 토트넘이 모색하고 있단 소식은 솔직히 놀랍지 않다”라고 말했다.
아약스 유소년 팀 출신 말렌은 PSV 에인트호번을 거쳐 2021년 7월부터 도르트문트에서 뛰고 있다. 그는 양쪽 측면 공격 위치에서 모두 뛸 수 있으며 빠른 스피드와 골 결정력이 좋단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크게 관심을 끌기 시작한 때는 2023-2024시즌이다. 분데스리가 27경기 출전해 13골, 2개 도움을 기록했다. 올 시즌엔 모든 대회 통틀어 20경기 출전, 5골을 기록 중이다. 빼어난 지표는 아니더라도, 나이가 플러스 점수로 작용하고 있다. 25세다.
토트넘보다 먼저 말렌에게 접근한 팀이 있다. 바로 아스톤 빌라다. 이미 개인합의를 마쳤단 소문이 있지만, 도르트문트가 요구하는 이적료(2100만 파운드, 약 378억 원)를 빌라가 맞춰줄 수 없어 완전한 합의점은 찾지 못한 상황이다.
풋볼팬캐스트는 “빌라와 경쟁이 쉽지 않을 수 있지만, 말렌의 능력과 합리적인 가격을 고려했을 때 토트넘이 그의 영입을 위해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말렌은 손흥민의 대체자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손흥민의 놀라운 재능과 선천적 능력을 고려할 때, 말렌이 그의 전성기와 같은 수준에 도달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손흥민은 여전히 득점과 어시스트를 기록할 수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라운드 내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많은 팬들은 그의 경기력이 과거만 못하다고 느낄 것이다. 말렌의 존재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손흥민은 말을 최대한 아끼고 있다. 그는 토트넘과 계약 기간을 1년 연장할 수 있어서 "감사한 일"이라며 “토트넘과 이곳에서 뛴 시간들을 사랑한다. 10년을 함께 했다. 1년 더 연장한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2025-01-10T21:57:17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