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은 왜 검찰에 다시 자진 출석했을까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검찰의 공식 소환 통보가 없는 상황에서 자진 출석을 감행한 것은 여론 환기를 노리려는 정치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당사자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일에도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가 발걸음을 돌린 바 있다. 검찰은 자기들이 설정한 수사 일정과 무관한 송 전 대표의 출석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이번에도 검찰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송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서며 다시 이슈의 흐름을 이어갔다.

여론의 관심을 불러오는 데는 성공한 셈이다. 다만 민주당의 대표까지 지냈던 중진 정치인이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에 관해서는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이벤트를 하게 된 배경이 관심의 초점이다.

송 전 대표의 두 번째 자진 출석은 자신의 결백과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거듭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첫 번째 자진 출석 때도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이자 정치 기획 수사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오는 12일로 예정된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에게 부결을 호소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과 이 의원은 의혹이 불거진 후 민주당을 탈당했다.

검찰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돈 봉투를 뿌린 혐의로 윤 의원과 이 의원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민주당은 12일 표결에서 따로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자율 투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 단독으로 부결이 가능하지만, 이탈표 발생으로 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도 결과적으로 부결되긴 했지만, 민주당 내에서 최소 31명의 이탈표가 나왔다.

한편 송 전 대표 검찰 출석에 관해서는 당내에서도 비판적인 견해가 나왔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수사기관이 수사할 준비가 안 됐다고 하는데 '자꾸 나를 수사해라', '나를 구속해라'고 하는 것, 국민 상식의 기준에 비춰 보면 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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