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산불 서부로 확산…인근 지역 주민 대피

캐나다 동부 퀘벡주에서 지난달 발생한 산불이 사그라지지 않고 서부로 확산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산불이 종종 발생하지만 이번처럼 산불 규모가 커지는 전례가 없다 보니 미국과 유럽 등 각국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9일(현지시간) 북미 외신들에 따르면 캐나다 서쪽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 산불이 발생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는 태평양 해안과 맞닿아 있으며 남쪽으론 미국 워싱턴주와 마주하는 지역이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일부 지역 기온이 예년 평균보다 10도가량 높은 30도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산불이 커지고 있다.

캐나다 당국은 컬럼비아주 북동쪽에 있는 텀블러 리지 마을 주민 2500여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인근 도니 크리크 지역에까지 대피 명령을 확대한 상태다. 그 옆 앨버타주에도 3500명이 넘게 대피했다. 주말 동안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릴 예정이기에 산불이 사그라들 수 있지만 낙뢰 위험도 있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캐나다에선 산불이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지난달 동부에서 발생한 산불이 서부로 이동하면서 대규모로 번지는 것은 흔치 않다는 게 현지 외신들 평가다. 캐나다 산림화재센터(CIFC)는 이날 427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이 중 232건은 당국의 접근이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달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은 동부 퀘벡주를 중심으로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진행 중인 산불의 약 3분의 1이 퀘벡주에 집중돼 있다. 이번 산불로 인해 380만 헥타르(3만8천㎢)의 국토가 소실됐다. 대한민국 면적(약 10만㎢)의 3분의 1을 넘는 규모다.

사상 최악의 산불이 캐나다를 덮치자 세계 각국이 지원에 나섰다. 미국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화재 진압을 위해 지원을 약속했으며 메인주와 뉴햄프셔주, 뉴욕주 소속 소방관이 캐나다에 파견됐다. 프랑스와 포르투갈, 스페인 등 유럽에서도 소방관을 보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호주, 뉴질랜드도 산불 진화 작업에 요원을 투입했다.

퀘벡주 산림 장관은 "세계에서 수백 명의 소방관이 캐나다로 왔다"며 "며칠, 몇주 안에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날씨가 협력해 주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며칠간은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캐나다 산불로 인해 미국 대기질이 심각한 수준으로 오염됐다. 뉴욕과 워싱턴DC 등 미 동부 여러 지역에서 대기질이 심각해지면서 일부 지역에선 인도 뉴델리 수준의 대기질 오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교통부에 대기질 악화에 따른 항공 교통 영향을 관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김평화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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