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위성 서해 추락… 체면 구긴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야심 차게 추진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가 실패로 돌아갔다. 비행 도중 추진력을 잃고 서해상으로 추락한 것이다. 북한은 발사 2시간30여분 만에 실패를 인정하며 체면을 구겼다.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임위원회를 열고 이번 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중대한 위반”으로 규정한 뒤 “북한의 심각한 도발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3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오전 6시29분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으로 발사한 우주발사체 1발은 어청도 서쪽 200여㎞ 해상에 떨어졌다. 어청도는 전북 군산에서 서쪽으로 60여㎞ 떨어진 섬이다. 한국과 중국의 중간에 있는 한·중 잠정조치 수역이다. 이 수역은 양국 간 경계선이 획정되지 않아 한·중 어선들이 신고 없이 자유롭게 조업할 수 있다.

발사체는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하다가 해당 수역에 비정상적 비행으로 낙하했다. 북한이 사전에 예고한 낙하 지점에 못 가서 우리 레이더에서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북한은 1단 로켓 낙하 지점으로 ‘전북 군산 쪽에서 서해 멀리’, 페어링(위성 덮개) 낙하 지점으로 ‘제주도에서 서쪽으로 먼 해상’, 2단 로켓 낙하 지점으로 ‘필리핀 루손섬 동방 해상’을 각각 지목했다. 그러나 엔진 결함 등으로 인해 예고 지점에 도달하지 못한 채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오전 8시5분 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부유물을 인양했다. 이는 1단 로켓과 2단 로켓 사이 ‘원통형 연결단’으로 추정된다. 군은 나머지 발사체 잔해도 수거해 전반적 성능과 외국 부품 사용 여부, 기술 수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북한도 발사 실패를 인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국가우주개발국은 6시27분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예정됐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 운반 로케트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며 “천리마-1형은 정상 비행하던 중 1계단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의 시동 비정상으로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조선 서해에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들이 구체적인 원인 해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통보한 발사 일정은 31일 0시부터 6월11일 0시 사이다. 남은 기간 북한이 2차 발사를 강행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통신은 “과학 기술적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며 여러 가지 부분 시험을 거쳐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도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2차 발사를 공언한 것과 관련해 첫 발사 기한으로 예고했던 6월11일 이전에 2차 발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6월11일 이전에 다시 발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3-05-31T09:10:37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