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저축은행 신용등급 조정…PF 리스크 관리 '난항'

연합뉴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옥석가리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초기 자금 대출을 실행한 저축은행들이 고난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주요 저축은행들의 신용등급이 잇따라 강등되거나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실태평가에도 돌입했다.

   

30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8일 업계 자산규모 순위로 5위권 안에 드는 웰컴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같은 날 나이스신용평가도 OSB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변경하고 키움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저축은행의 신용등급 하향은 지난 2분기 이후 본격화되고 있다. 바로·다올·대신·KB저축은행 등 20위권 주요 회사들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으로 돌아선 데 이어 업계 5·6위인 애큐온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과 전망치도 강등됐다. 지난 5월 말엔 업계 2위인 오케이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기존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6월 들어서도 한국기업평가는 키움예스저축은행의 기업신용등급을 기존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지난 24일엔 제이티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27일엔 모아저축은행의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내렸다. 더케이저축은행에 대해 신규 등급을 BBB(부정적)으로 매겼다.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문제는 부동산 PF 관련 여신의 부실화로 인한 건전성과 수익성 관리 부담이다. 저축은행들의 부동산PF 대출 규모는 2022년 강원중도개발공사의 회생 신청으로 시작된 자금경색 사태(일명 레고랜드 사태) 이후로 차츰 줄고 있지만 건전성 지표는 악화되고 있다.

한기평은 웰컴저축은행 등급 조정과 관련해 "지난 3월 말 기준 PF 관련 익스포저가 1조2천억원으로 자기자본의 167%에 달한다"며 "지난해 브릿지론 규모를 축소한 점은 긍정적이나 여전히 자기자본의 100%에 근접하는 규모를 브릿지론으로 운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모아저축은행의 경우 3월 말 기준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저가 5221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29.1%를 차지했고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152.2%에 달했다. 본PF와 브릿지론 모두 2022년 말보다는 30% 이상 규모가 감소했지만 브릿지론의 경우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5.2%로 높고 충당금 적립률은 36.5%로 향후 대손비용 부담이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본PF도 요주의여신 비율이 66.9%인데다 만기연장 사업장이 증가하면서 향후 고정이하여신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제이티저축은행과 키움예스저축은행의 부동산PF 익스포저도 각각 전체 대출의 28.7%, 26% 수준이었고 자기자본 대비 비율은 162.2%, 154%로 높았다. 제이티저축은행도 브릿지론 익스포저는 2022년 말 3093억원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2412억원으로 600억원 이상 줄었지만,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은 69.1%여서 부실완충력이 더 요구되는 상황이다.

   

키움예스저축은행 역시 충당금 적립을 늘렸음에도 여전히 고정이하여신 대비 비율이 50%에 그쳤다. 금융당국에서 PF 연착륙을 위해 건전성 관리 수준을 더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금감원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1분기까지 두 분기 연속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저축은행에 대해 경영실태평가에 나섰다. 또 그간 막아뒀던 수도권 저축은행의 M&A 관련 규제 완화를 검토하는 등 부실 은행 정리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부실 사업장 물량을 NPL펀드나 경·공매를 통해 빨리 회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눈을 낮춰 매각을 성사시킨다 해도 손실을 인식해야 해 부담이 크다"며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브릿지론의 본PF 전환이나 담보물 매각, 리파이낸싱 등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PF 부실 외에도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액이 빠르게 늘어나 이 부분의 자산 건전성도 위태로워지고 있다"며 "수익성 개선은 당분간 요원하고 그저 고비를 잘 넘기는 데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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