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츠유어 ETF 왓츠유어 ETF’…관심사로 시작하는 ETF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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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TF는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펀드

• 하이브가 아니라 케이팝에 투자하고 싶을 땐 ETF

• 거래량 많고 괴리율·추적오차율 낮은 게 좋은 ETF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느덧 대세가 되어가는 금융투자상품,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알아보려 해요. ‘주식은 어렵고 무섭지만, 투자는 해보고 싶어!’ 하시는 분들에게 적합한 게 바로 이티에프입니다.

ETF 몰라도…관심사로 시작할 수 있다

이티에프라는 영어 이름은 풀어 말하면 ‘Exchange-traded Fund’, 즉,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는 펀드라는 뜻이에요. 펀드를 상장했다는 건데, 우리말로는 ‘상장지수펀드’라고 합니다. (주식편의 상장 관련 설명을 참고해주세요!)

펀드는 여러 투자자 돈을 한데 모아 펀드매니저가 여기저기 대신 투자해 수익을 낸 뒤 투자자들에게 나눠주는 금융투자상품이에요. 바구니 하나에 이런저런 과일을 담아 과일바구니 만드는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이 바구니가 바로 펀드입니다. 바구니에 어떤 과일을 담을지 결정하는 게 펀드매니저인데요, 펀드매니저는 수익률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펀드에 무엇을 얼마나 담을지 수시로 변경합니다.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려는 이런 방식을 ‘액티브 투자’라고 해요.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한다는 거죠.

반면, 지수펀드는 ‘평균이라도 하자’는 게 목표에요. 이런 방식을 ‘패시브 투자’라고 해요. 우리가 잘 아는 미국의 전설적 투자자 워런 버핏이 개인 투자자에게 권하는 방법이죠. 지수펀드는 대표적인 패시브 투자 상품인데요, 펀드매니저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시장, 즉 전체 투자자 판단을 따릅니다. 어떻게? 지수라는 모범답안을 따라가는 방식으로요. 지수는 주식 하나 가격이 아니라 여러 주식 가격을 묶어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만든 지표에요. 코스피200(코스피 상장 대표 200개 종목)이나 나스닥 지수처럼 각국 ‘시장 전체’를 범위로 설정한 ‘대표지수’가 있는가 하면, 특정 산업이나 기준에 따라 주식을 추려 만든 것도 있어요. 주식 뿐 아니라 채권이나 파생상품 수익률로도 지수를 만들죠. 지수펀드는 지수 하나를 골라 그 지수의 등락률과 비슷한 정도로만 펀드 수익률이 오르내리도록 설계·운용하는 펀드에요. 그래서 포트폴리오도 지수의 구성 비율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이브 급락에도 하이브 담은 ETF는 ‘덤덤’

그럼 이티에프는 다른 투자상품에 비해 뭐가 좋을까요? 우선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지난 4월 25일 전국민을 도파민에 휩싸이게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을 기억하시나요? 그날 장 마감을 앞둔 오후 3시께 시작된 민 대표 기자회견의 여파로 다음날 하이브 주가는 4.95% 급락했죠. 반면, 하이브가 포함된 한 이티에프(HANARO Fn K-POP&미디어)는 1.62%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포트폴리오의 25%가량을 차지하는 하이브 주가는 내렸지만, 제이와이피(JYP)엔터테인먼트나 씨제이이앤엠(CJ ENM) 등 다른 비중 높은 주식들이 방파제 역할을 해준 덕이죠. 일종의 평균효과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이티에프에 투자하면 개별 회사에서 발생하는 주가 하락 요인의 영향을 덜 받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티에프가 무조건 다 안정적이다’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28일 기준 최근 1년간 가격이 70% 넘게 하락한 상품도 있고, 반대로 2배 넘게 오른 것도 있으니까요.

주식 초보자 입장에서 이티에프가 좋은 건 부담스럽지 않다는 거예요. 개별 주식에 제대로 투자하려면 그 회사 사업 내용이나 영업 실적, 향후 그 회사 실적과 업계 전망 등 따져봐야 할 게 너무 많죠. 그럴 때는 개별 주식보다 평소 관심 있는 업종이나 시장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이티에프에 투자하는 게 더 속편한 길일 수 있습니다.

직접 투자가 어려운 해외 주식에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점도 장점입니다. 인도처럼 개인의 직접 투자가 불가능한 나라 주식도 국내 상장 이티에프를 통해 간접 투자가 가능하죠. 해외 주식 투자가 막혀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도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이티에프에는 투자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이티에프는 일반 펀드와 달리 언제든 빠르게 사고팔 수 있습니다. 펀드는 살 때도 팔 때도 결제까지 짧게는 3일(영업일 기준)에서 길게는 9일을 기다려야 하고, 상품마다 정해진 기간을 안 채우고 돈을 찾으려면 수수료도 추가 부담해야 합니다. 반면, 이티에프는 환매수수료 부담 없이 언제든 팔 수 있고, 주식처럼 2일이면 결제가 이뤄지죠.

이런 특징 덕분에 이티에프 투자는 주식처럼 매매차익과 배당 수익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어요. 이티에프 투자자가 받는 배당을 분배금이라고 해요. 국내 상장 주식형 이티에프는 보통 4월 마지막 거래일에 분배금을 줍니다. 요즘은 매달 분배금을 주는 월배당 이티에프도 인기죠.

이것은 이름인가, 암호인가

이티에프에 투자할 때 만나는 첫번째 난관은 상품 이름입니다.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TIGER 미국나스닥100’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 ‘ACE 미국30년 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 상품명만 봐서는 암호 같습니다. 정확히 어떤 상품이라는 건지 알기가 힘든데요, 찬찬히 살펴볼게요.

우선 이티에프 가장 앞에 영어는 해당 이티에프를 만든 자산운용사의 브랜드 이름입니다. 그 뒤엔 투자 대상 국가가 나오는데, 국내에 투자하는 경우 국가명이 생략돼요.

그다음이 가장 중요한 기초지수입니다. 예를 들어, ‘TIGER 미국나스닥100’은 나스닥100(나스닥에 상장된 금융주 제외 시총 상위 100개 종목으로 만든 지수)을 추종하는 상품이고, ‘2차전지TOP10’은 2차전지 관련 지수라는 걸 알 수 있죠.

CD금리는 쉽게 말해 은행끼리 돈을 빌릴 때 적용하는 금리인데, 이 금리를 활용해 지수를 만들기도 합니다. 이를 기초지수로 삼는 이티에프를 파킹통장과 비슷하게 활용할 수 있어 ‘파킹 이티에프’라고들 하죠. 선물이라는 단어도 등장하는데요, 투자상품을 거래하는 한 방법이에요. 바로 돈과 상품이 교환되는 게 아니라 돈을 일부 미리 주고 물건을 나중에 받는 방식인데, 일단 이렇게만 알아둬도 이티에프 투자에 큰 어려움은 없으니 넘어갈게요.

기초지수 뒤에는 해당 이티에프가 기초지수를 어떻게 추종하는지, 그 방식이 나와요. 보통은 기초지수가 오르는 만큼 오르고 내리는 만큼 내리죠. 이를 ‘정방향’이라고 하는데, 상품명에는 표시가 안 됩니다. 표준이란 얘기죠. 반대로, 기초지수와 수익률이 거꾸로 움직이면 ‘인버스’라고 해요. 그럼 ‘곱버스’는 뭘까요? 인버스의 곱절, 2배라는 뜻인데요, 기초지수가 1 만큼 내리면 이티에프 수익률은 2배 오른다는 뜻입니다. 곱버스는 인버스 뒤에 ‘2X’를 붙여 표현합니다. 마찬가지로, 기초지수 수익률을 정방향으로 2배 추종할 수도 있어요. 이건 ‘레버리지’라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3, 4배 레버리지 상품도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2배 레버리지까지 판매되고 있어요.

맨 뒤에 붙는 ‘합성’의 의미는 쉽게 말해 이티에프 운영을 외부 증권사에 위탁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 보니 증권사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수익률에 간접적으로 반영돼 ‘숨은 비용’이 있어요. 또 괄호 안에 ‘H’가 쓰인 건 해당 상품이 환 헤지 상품이라는 뜻인데요, 환율 변동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장치를 뒀다는 의미에요. 환율 덕을 볼 수도 없지만 환율 탓에 수익률이 깎이지도 않는 거죠. ‘TR’이라는 글자가 붙은 상품은 이티에프가 담은 주식에서 발생한 배당금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대신 재투자해 복리 효과를 볼 수 있는 상품이에요.

ETF 고를 때 이것만은 알고 있자

주식과 마찬가지로 이티에프도 되도록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야 수익이 커지겠죠? 쌀 때와 비쌀 때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순자산가치(NAV·나브)’를 알면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티에프에 담겨있는 주식이나 현금 등 모든 자산의 가치에서 운용보수처럼 나가야 될 돈(부채)을 빼면 이티에프의 진짜 가치를 알 수 있겠죠? 이 진짜 가치를 이티에프 전체 발행 좌수로 나눈 값이 ‘나브’입니다. 이티에프 1좌당 순자산가치인데, 원가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주식을 셀 때는 한 1‘주’라고 하는데, 이티에프는 ‘좌’라는 표현을 씁니다.) 지금 당장 이티에프에 든 주식을 가져다 팔아도 나브만큼은 현금이 생긴다는 뜻이죠. 문제는 주식이나 채권 가격은 장 중엔 실시간으로 바뀌잖아요. 그러니 전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한 나브를 ‘현재 원가’로 보긴 어렵습니다. 그래서 따로 집계하는 게 실시간으로 바뀌는 주가를 반영한 ‘추정순자산가치(iNAV)’입니다. ‘실시간 원가’인 셈인데, 장 중에는 10초마다 업데이트돼요.

시장 가격과 아이나브가 너무 많이 차이 나면, 그 이티에프 가격이 원가와 동떨어져 있다는 거예요. 시장 가격과 아이나브 간 차이를 ‘괴리율’이라고 하는데, 원가보다 비싸게 거래될수록 괴리율이 커집니다. 원가보다 싸게 거래되면 괴리율이 음수가 되죠. 괴리율이 음수일 때 사면 원가보다 싸게 사는 셈이죠.

기초지수 수익률과 이티에프 수익률 간 격차를 나타내는 ‘추적 오차’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요. 결국 좋은 이티에프는 지수를 잘 따라가는 이티에프인 만큼 추적 오차가 다른 이티에프 대비 너무 큰 상품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거래량도 되도록 많은 게 좋습니다.

비슷한 상품이면 총보수 낮고 세금 적은 걸로

자산구성이나 수익률이 비슷한 상품 중 고민이 된다면 각종 수수료 등 비용을 따져보세요. 이런 비용을 총보수라고 하는데,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정보데이터시스템 누리집에서 ‘ETF-전종목 기본정보’에 들어가면 총보수가 가장 낮은 순으로 상품 볼 수 있어요. 한국예탁결제원이 운영하는 세이브로에서 ‘ETF-종목발행현황’을 봐도 됩니다.

국내 상장 이티에프와 미국 상장 이티에프가 고민되면 세금을 비교해봐야 합니다. 국내 상장된 국내주식형 이티에프는 분배금에 대해서만 15.4%의 소득세를 내요.

반면, 국내에 상장된 해외주식형, 채권형, 파생형 등 ‘기타 이티에프’는 분배금뿐 아니라 매매차익에도 세금이 15.4% 부과됩니다. 손익통산은 ISA나 IRP 등 연금계좌에서 투자한 경우만 적용돼요.

미국 상장 이티에프는 세금 부담이 가장 큽니다. 사고팔 때 증권거래세 0.00229%를 내고, 매매차익에는 22%의 양도소득세(연 250만원까지는 공제), 분배금에는 15.4%의 소득세를 냅니다. 대신 손익통산이 적용되죠.

ETF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세이브로한국거래소 정보통계시스템을 둘러보시면 도움이 될 거예요. 여러 기준으로 전체 이티에프를 줄 세워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또 자산구성내역(PDF)은 꼭 확인하세요. 내가 투자하려는 이티에프가 어디에 투자하는 상품인지 알려줍니다. 코스콤이 운영하는 이티에프체크에서도 여러 기준에 따른 상품 순위를 비교해볼 수 있어요.

다음 편에서는 청약통장에 대한 얘기로 돌아올게요.

남지현 기자 [email protected]

 

2024-07-02T01:53:20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