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끝 반도체' 12년 만의 성장세…IC 수출금액 70% '쑥'

2월 반도체 IC 수출금액지수, 전년비 69.9% 급등수출물량지수 55.0% 껑충…하반기 내수 온기 확산(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반도체 수출 경기가 오랜 터널에서 빠져나와 반등하고 있다. 올해 반도체 집적회로(IC) 수출금액지수가 1년 전보다 70% 치솟은 데다 IC 수출물량지수는 50% 넘게 급등해 약 1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반도체 IC 수출물량지수는 지난달 424.27(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55.0% 상승했다. 지난 2012년 6월(58.9%) 이후 1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반도체 IC 수출금액지수는 지난달 214.64로 전년 동월 대비 69.9% 치솟아 2017년 12월(70.5%) 이후 6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갈아치웠다.

반도체는 다이오드, 트랜지스터 등 개별 소자와 시스템·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IC로 나뉜다.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은 IC에 속하는 메모리 반도체다.

IC에 개별 소자까지 포함한 전체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는 지난달 1년 전보다 51.8% 급등했으며 수출금액지수도 높은 상승률(65.3%)을 기록했다.

반도체 IC 수출금액지수는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장장 1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다 작년 11월 반등에 성공해 석 달째 증가 폭을 키우고 있다.

수출물량지수의 경우 작년 1~2월 두 달 연속으로 뒷걸음친 후 쭉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 1월(51.0%) 증가율이 50%를 넘어서는 등 회복세가 올 들어 뚜렷해졌다.이 같은 반도체 가격과 수출 물량 회복으로 교역 조건은 개선세를 보였다.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7.19로 전년 동월 대비 4.3% 올랐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지수화한 것으로, 숫자가 높아질수록 교역 조건이 나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산업 전반, 나아가 내수에까지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지난 1월 말 브뤼셀에서 열린 '한-유럽연합(EU) 거시경제 대화'에서 반도체 경기 회복에 관한 견해를 묻는 유럽 측 질문에 "국내 경제에 대한 반도체 경기 회복의 영향이 과거보다 제한적인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당시 한은은 지난해 4분기 이후 반도체 수요와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는 현상은 한국 경제에 긍정적이라면서도 "과거 회복기와는 차별화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는 "과거 반도체 경기 회복은 전반적인 공업제품 수요 확대를 동반한 데 반해 이번 회복은 인공지능(AI) 부문에 국한된 측면이 있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제한적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AI 부문은 대규모 연산과 빠른 연산속도를 위해 반도체 투입량이 다른 부문에 비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의 회복은 바로 이 부문에 한정된 것으로 보여 과거처럼 여타 제조업 부문으로 빠르게 온기가 확산할지 불확실성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한은은 올해 경기 흐름을 전망하면서 수출과 내수 경기 간의 온도차에 주목한 바 있다. 한은의 2월 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 연간 재화수출 증가율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2.1%)를 훌쩍 뛰어넘는 4.5%에 달하는 반면, 내수를 대표하는 민간소비 증가율은 1.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와 수출 사이 온도차가 좁혀지기 시작할 시점은 올 하반기로 지목된다.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은 관련 부서는 '내수와 수출 사이 격차가 언제 축소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금통위원 물음에 "하반기 이후에는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실질소득이 증가해 소비 여력이 확충되겠고 수출 경기 개선도 관련 업종 종사자의 소득 증가 등을 통해 소비에 긍정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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