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관광객 맞이 울릉공항 공사 한창…조류 충돌 방지책, 상하수도 시설 구축 시급

경북 울릉군 사동항에 2026년 개항을 목표로 울릉공항 건설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DL이앤씨 제공]

[헤럴드경제(울릉군)=이태형 기자]포항에서 크루즈 여객선을 타고 7시간만에 도착한 울릉군 사동항. 선착장 옆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면 바로 동해가 펼쳐진다. 사동항 방파제 바로 앞에는 바다를 메워 활주로 공사가 한창인 울릉공항 공사현장이 눈에 들어온다.

공사현장은 사동항 등대가 있던 가두봉이 맨살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 먼저 눈에 띈다. 해발 193m인 가두봉은 100m 이상 절취한 74.9만㎥의 토석을 바다에 내주었다.

국비 8050억원이 투입되는 울릉공항은 소형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 착륙대, 계류장(여객기 6대, 경비행기 4대, 헬기 2대), 여객터미널 등 공항 인프라를 건설하기 위한 기초작업을 거쳐 2026년 하반기 개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공정률은 47.4%이다.

박재길 DL이앤씨 울릉공항 현장소장은 “현재 내륙에서 울릉도로 접근할 방법은 강릉, 후포, 포항 선박밖에 없다”며 “(공항 건설로) 획기적인 이동시간 단축으로 접근성을 개선하고 관광산업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섬을 만들기 위해 공항을 건설 중이다“고 말했다.

현재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크루즈 여객선으로 약 7시간, 쾌속선으로는 3시간이 걸린다. 공항이 개항하면 서울-울릉도 간 이동 시간은 1시간으로 단축된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최근 50인승 항공기가 제작되지 않는 시장 환경을 고려해 울릉공항을 이용하는 여객기 규모를 80인승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 계획을 변경 중이다. 이착륙장 폭을 10m 확대하는 설계 변경을 추진함에 따라 준공일은 애초 계획보다 1년 이상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정근 DL이앤씨 공무·설계 팀장(왼쪽)과 이석우 DL이앤씨 울릉공항현장 환경팀장이 공사 추진 현황과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울릉군이 울릉공항을 통한 관광산업 활성화에 지역 경제의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공항 건설에 따른 자연환경 변형과 천연 생태계 교란 등 환경 훼손에 대한 우려도 크다.

울릉공항 건설 과정에서 괭이갈매기 등 바닷새의 서식지를 훼손하고 항공기와 조류가 충돌하는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사동항과 도동항 일대에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2급인 흑비둘기를 비롯해 괭이갈매기 5만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완료된 전략환경영향평가와 2020년 환경영향평가서 본안 협의에서도 이런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괭이갈매기 등 바닷새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조류 충돌 저감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부산항공청은 2021년부터 흑비둘기와 괭이갈매기에 GPS(실시간 위치 추적 장치) 기기를 부착해 개체들의 고도와 움직임을 시간대별로 관측하고 있다. 관측된 자료를 바탕으로 조류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시간대를 피해 운항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고대걸 대구환경청 환경영향평가과장은 “가두봉 절취 환경영향평가에 따라 사업시행 전 생태보전위원회를 구성하고 괭이갈매기 정밀조사, 조류 충돌 저감방안·보전대책울 마련하고, 해양 포유류·잘피류 확대조사에 착수했다”며 “흑비둘기가 사업지에서 떨어진 도동항에서는 발견됐지만 가두봉 내에는 법정보호종 서식지는 없었고, 특산식물인 큰 두루미 꽃은 인근 자생식물원으로 이식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울릉도 바다 상공에 괭이갈매기가 활공하고 있다.[공동취재단]

울릉군은 공항 개항 이후 현 40만명 수준인 관광객이 100만명 이상으로 급증할 것에 대비하기 위해 상하수도 시설 구축도 시급한 상황이다. 상하수도 사업은 9118명 군민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현재 울릉군의 하수도 보급율은 5.5%로, 전국 평균(95.1%, 2022년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이에 기존 나리·남양 공공하수처리장과 올해와 내년에 각각 준공 예정인 태하·천부 공공하수처리장이 들어선다.

이에 더해 울릉공항 용지 지하에 1737억원 규모의 민간투자사업으로 일처리 5000t 규모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울릉 인구 70%가 사는 울릉읍과 서면 통구미지역 하수를 모두 처리할 수 규모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민간투자적격성 심사 결과 사업성을 인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울릉군은 8월께 환경부와 기획재정부에 사업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 시설까지 완공이 되면 2029년 하수도 보급율은 93%까지 확대될 계획이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하수처리시설이 시급하지만 주민들이 (악취 등의 이유로) 집근처 건설을 기피하다보니 가정에 설치된 개인 하수처리시설로 처리하는 실정”이라면서 “울릉읍과 통구미에서 발생한 생활하수를 처리해 수질오염과 해양오염을 최소화하고 생태계를 보전해 지속가능한 청정섬 생태관광을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울릉군 도동지역 누수되는 급수관로를 복구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울릉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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