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發 인상이 나비효과 일으켰나…삼성 태블릿에 대만 AP 첫 탑재

삼성전자의 태블릿 ‘갤럭시탭S10 시리즈’에 대만 미디어텍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디멘시티9300+’가 탑재될 예정이다. 미디어텍의 AP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됐다. 퀄컴도 삼성전자도 아닌 미디어텍의 AP를 삼성 플래그십 제품에 적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샘모바일 등 해외 IT 매체에 따르면 ‘SM-X828U’ 모델 번호를 쓰는 삼성 태블릿이 긱벤치 데이터베이스에 노출되면서 대만 미디어텍의 AP 채택이 알려졌다. 해당 태블릿은 갤럭시탭S10+ 미국 모델로 추정된다.

반도체 업계에는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을 놓고 퀄컴 칩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 TSMC의 지속된 공정가격 인상이 몰고 온 ‘나비효과(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토네이도를 일으킬 수 있다)’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TSMC의 가격 인상이 퀄컴 스냅드래곤 칩 가격의 인상으로 이어졌고, 가격 협상 끝에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갤럭시탭S10 울트라에만 스냅드래곤8 3세대를, 플러스·기본 모델엔 디멘시티를 장착하기로 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의 갤럭시탭S10용 ‘엑시노스 2400’ 공급 조건이 그렇게 저렴하지 않았던 반면, 미디어텍은 MX사업부에 구미가 당기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X사업부 입장에선 디멘시티 탑재는 비용 절감과 공급선 다변화를 동시에 쥐는 합리적 선택이다. 반면 엑시노스를 생산하는 파운드리사업부에는 큰 악재다. 엑시노스는 삼성전자 플래그십 제품 공급 협상에서 스냅드래곤 대비 비용 조건에서 우위에 있었는데, 이번 디멘시티의 적용으로 향후 플래그십 협상에선 강점인 비용에서도 우위를 장담할 수 없다.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하는 AP ‘엑시노스 2500’ 역시 비슷한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TSMC가 최근 3나노 공정가격에서도 대폭 인상을 예고해서다. 퀄컴이 10월 공개하는 ‘스냅드래곤8 4세대’ 도입 비용 급증이 유력해짐에 따라, 삼성전자 MX사업부는 내년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AP를 놓고 엑시노스와 디멘시티를 저울질 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200달러쯤이던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 칩 공급가격이 스냅드래곤8 4세대부터는 250달러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최근 대만 ‘컴퓨텍스 2024’에서 “AI 칩을 만드려는 모든 기업이 TSMC와 논의하려 한다”며 “고객이 얻는 수율을 보면 TSMC 웨이퍼의 가성비가 가장 좋기 때문에 가격을 상향 조정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2025년 TSMC의 웨이퍼 주문 가격은 올해 9~10월 결정될 전망이다.

이광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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