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월 금리인하 확률 70% 넘겨…韓 '10월 인하설' 비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금리 인하 가능성의 일면이 드러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비등하고 있다. 9월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70%를 넘어섰다.

9월 인하설이 현실화하면 정부·여당 등 국내 각계에서 선제적 금리 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한국은행도 10월께 금리를 내릴 여지가 생겨 한숨 돌릴 수 있다. 

 

'신중한 낙관론' 평가, 9월 인하 확률 70%↑
3일(현지시간) 공개된 6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둔화세를 인정하면서도 "아직 금리 인하를 시작할 준비는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사록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줄 추가 정보가 나올 때까지 연방기금 금리(기준금리)를 낮추는 건 적절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11∼12일 열린 FOMC 회의 내용으로 이때는 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바 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향후 연준은 금리 목표 범위를 당분간 현 수준에서 유지하되 데이터에 기반해 양대 책무(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 달성 간 리스크를 고려하면서 인하 시점을 저울질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의 입장을 '신중한 낙관론'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한동안 60%대에 머물던 9월 인하 확률은 70% 능선을 넘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9월 금리 인하 확률(4일 15시 30분 기준)은 73.5%까지 오른 상태다. 지난주 개인소비지출(PCE) 발표 전보다 약 10%포인트 높아졌다.

물가와 더불어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던 고용 지표도 약화하고 있다.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지난주(6월 23~29일) 23만8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4000건 증가하며 월가 전망치(23만3000건)를 웃돌았다.

미국 고용정보업체인 ADP의 고용보고서도 6월 민간기업 취업자 수가 전월보다 15만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 16만명을 밑도는 수치다. 임금 상승률 역시 2021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전년 동월 대비 4.9%를 기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적 발언도 금리 인하 기대를 높였다. 파월 의장은 2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포럼에 참석해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미국이 디스인플레이션(물가 하락) 경로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압박받는 한은, 10월 인하 나서나 
미국이 9월께 금리 인하를 시작한다면 한은도 곧바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는 8월 열린 뒤 9월에는 건너뛰고 10월 개최가 예정돼 있다. 금리 인하 시점을 10월로 보는 이유다. 

이미 한은은 거센 금리 인하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달 16일 방송 인터뷰를 통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전날 "이제는 경제가 정상화됐다. (기준금리는) 내려갈 방향밖에 없다"며 금리 인하를 에둘러 압박했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2.4%로 집계됐다. 이를 계기로 한은 내에서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달 혹은 8월에라도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지만 다양한 변수 때문에 미국보다 앞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환율 변동성 확대, 외화 유출 가능성 등이 대표적이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10월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며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면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어 연준과 한은의 통화정책은 분리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 2%를 초과하는 상황에서 대부분 금통위원들은 조기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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