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무소속 케네디 '완주 의지'...바이든표 분산 가능성에 트럼프 '환영'

미국 대선이 양강 구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무소속으로 나선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완주 의사'를 표명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민주당 계열인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본선까지 간다면 바이든의 표를 분산시킬 수 있어서다. 반면 역사상 제3후보의 존재감은 본선까지 이어지기 어렵다는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케네디 주니어 무소속 후보는 26일(이하 현지시간) 부통령 후보로 니콜 섀너헨을 지명하며 선거 완주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27일 공화당에서 대선에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케네디 주니어는 가장 급진적인 후보"라 비판하면서도 "그가 출마해서 너무 좋다"고 반색했다. 최근 1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 중인 케네디 후보가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의 표를 흡수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당 안팎에서는 케네디 주니어를 견제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을 대표하는 정치 가문인 케네디가에서는 그의 출마를 일관되게 만류하고 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외손자인 잭 슐로스버그는 케네디 주니어에 대해 "그의 출마가 당혹스럽다. 누군가의 허영심에 사로잡히지 말자"며 "조 바이든에게 투표하자"고 공개 발언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도 27일(현지시간) "바이든 캠프 지지자들은 케네디 주니어가 주류 자유주의 진영 가치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존경받는 미국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로버트 F.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이다. 정치 명문가 출신인 그는 과거부터 당의 기조와 엇나가는 행보를 보였다. 환경 관련 변호사로 활동하던 그는 화석연료 사용 제한 등 환경 관련 바이든 정부 정책 기조에 찬성해 왔지만,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는 강력히 반대했다. 또한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유사하게 '백신 의무화'와 '격리' 정책에 반발하며 민주당 주류와 멀어졌다. NYT는 그를 두고 "우파와 꽤나 사이가 좋을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처럼 '버려진 카드'였던 그는 돌연 대선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캐스팅보터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의 지지율은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지난 3월 20일~21일 미국 전역에서 진행된 하버드·해리스 여론조사에서 케네디 주니어의 순 호감도(호감도에서 비호감도를 뺀 수치)는 17%로 주요 인물 중 1위를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순 호감도가 4%였고, 바이든 대통령은 -7%를 나타냈다. 또한 그는 대선 본선에서 3명이 경쟁한다고 가정할 때 15%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무엇보다 무소속 지지자 중 23%의 신망을 얻었다. 중도층 표심을 노리는 민주당으로서는 그의 존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만 미국 역사상 제3후보는 '미풍'에 그친다는 게 중론이다. 본선에 영향을 준 사례는 간혹 있다. 1992년 당시 제3후보 로즈 패롯이 19% 득표율을 얻으면서 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가 당시 라이벌 공화당 조지 하워드 부시 후보를 제쳤던 사례를 미국 CBS뉴스는 언급했다. 다만 해당 매체는 "역사상 유권자 참여가 늘수록 제3 후보의 존재감은 미미해졌다"며 "일부 조사에서는 케네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케네디 주니어의 러닝메이트인 니콜 섀너헨도 논란의 대상이다. 캘리포니아 지역 변호사인 섀너헨은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의 전 배우자로 유명하다. 지난해 5월 돌연 이혼한 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불륜설이 제기돼 입방아에 올랐다. 섀너헨은 지난달 케네디 캠프에 약 400만달러(약 53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후원을 하면서 케네디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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