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침략 상징 '시부사와' 담은 구한말 일본 제일은행 지폐 공개

▲ 일본 제일은행권과 새 만 엔권에 실린 시부사와 에이이치

'제일은행권 지폐를 강제로 사용하게 한 죄'.

안중근(1879∼1910)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1841∼1909)가 저지른 15개 죄악 중 하나로 지목한 일본 제일은행 지폐 10여 종이 공개됐습니다.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인 이상현 주식회사 태인 대표는 오늘(2일) 1902∼1909년 일본 제일은행이 발행한 화폐 12종의 실물을 공개했습니다.

이 대표는 "견본 형태가 아니라 실제로 사용된 통용권"이라며 "12종을 한 번에 모아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지폐는 1902년과 1904년, 1908년,1909년에 각각 발행된 것입니다.

1902년 한국 정부(대한제국)의 승인 없이 일본 당국의 승인만 받고 발행한 1·5·10원(圓) 지폐부터 1904년 봉황, 용 문양 등이 더해진 지폐가 포함됐습니다.

1902년 처음 발행된 지폐에는 당시 제일은행 소유자였던 시부사와 에이이치(澁澤榮一·1840∼1931)의 모습이 세 종류의 지폐에 담겨 있습니다.

그는 구한말 한반도에 철도를 부설하고, 일제 강점기 경성전기(한국전력의 전신) 사장을 맡는 등 경제 침탈에 앞장선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입니다.

일본 제일은행 역시 일본 자본주의 침략의 선봉을 맡은 기관으로 여겨집니다.

이 대표는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경제 침탈의 선봉에 섰던 인물"이라며 "일본 제일은행의 화폐는 일제의 경제 침략을 보여주는 상징물과도 같다"고 말했습니다.

20년 이상 화폐를 수집해 온 이 대표는 최근 일본에서 가장 큰 지폐 단위인 1만엔권에 시부사와 에이이치가 다시 등장한 것을 계기로 그동안 수집한 제일은행권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대한제국 경제 침략의 주도자인 시부사와 에이이치가 담긴 지폐가 122년 만에 다시 등장하며 우리에게 아픈 역사의 기억을 되새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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