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판단 불가" 트럼프 첫 재판서 배심원 후보 무더기 이탈

15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에 대한 첫 형사재판이 열린 가운데 이날 진행된 배심원 선정 심사에서 절반 이상의 배심원 후보가 공정한 판단이 불가능하다며 무더기로 이탈했다.

(NYT), (WP) 등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 재판의 배심원 선정 심사에서 소집된 후보 96명 중 50명 이상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련된 사건에서 공정하거나 공평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손을 들어 부정적 의사를 표시한 뒤 곧바로 배심원에서 배제됐다.

남은 후보들은 이날 직업, 주로 보는 언론 매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집회 참석 여부 등에 대한 42개 질문에 답하는 것을 포함해 심사에 임했지만 결국 이날 한 명의 배심원도 확정되지 않았다.

12명의 배심원과 대체자 6명을 선정해야 하는 이번 재판 배심원 선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사전 지식과 의견을 갖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어 이를 배제하고 사건을 바라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맨해튼 검사를 지낸 제레미 살랜드는 영국 BBC 방송에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아버지, 자녀들은 말 그대로 세대에 걸쳐 뉴욕 주민들에 노출돼 왔다"며 배심원은 어떤 일이 있어도 공정해야 하고 증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이번 경우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배심원 선정에만 2주 가량이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4건의 형사 기소 중 지난해 3월 이뤄진 혼외 성관계 은폐를 위한 사업 기록을 위조 혐의에 관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한 포르노 배우에게 2006년 이뤄진 혼외 성관계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대가로 13만 달러(약 1억 8000만 원)를 지불하고 이를 은폐하려 사업 기록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당 배우와의 성관계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해당 사안의 성격 탓에 이날 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또 다른 혼외 성관계를 포함해 부적절한 성적 언행 중 어떤 사안까지 배심원들에게 말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검사와 트럼프 쪽 변호인의 논쟁을 위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행 내용이 담긴 이른바 '액세스 헐리우드' 영상은 배심원단 앞에서 재생될 수 없게 됐지만 재판부는 해당 영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자체는 증거로 채택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혐의를 부인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정에 들어서기 전 기자들에게 이 사건은 "정치적 박해"이며 "미국에 대한 공격"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도 이는 "선거 개입 목적"으로 조작된 "가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을 지켜 본 기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 중 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휴식 시간을 맞아 법정에서 나가며 해당 보도를 한 기자를 노려봤다고 덧붙였다.

최소 6주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재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일마다 법정에 출석해야 해 선거 운동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 자체는 지금까지 열성적 지지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모금하는 데는 도움이 돼 왔다.

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금 바이든의 불법 재판(kangaroo court)에서 뛰쳐 나왔다!"며 지지자들에게 모금 호소 메일을 보냈다고 전했다. 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선거캠프 관계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기 자신의 문제에 골몰하는 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통치에 집중하는 모습을 유권자들에게 대조해 부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지난 주말 이란이 이스라엘을 전례 없이 공습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확전을 막기 위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과 통화하며 노력을 기울인 모습이 이러한 대조를 더욱 두드러지게 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다. 13일 공개된 뉴욕타임스-시에나대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45%로 트럼프 전 대통령(45%)에 1%포인트(p) 뒤졌지만 2월 말 실시된 같은 조사(바이든 43%·트럼프 48%)에 비해 지지율 격차가 줄었다.

지난 10일 공개된 로이터-입소스의 등록 유권자 대상 조사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율 41%를 획득해 트럼프 전 대통령(37%)보다 4%p 앞섰다. 해당 조사에서 등록 유권자의 64%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혼외 성관계 입막음 돈 지불을 위한 사업 기록 위조 혐의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2024-04-16T11:10:21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