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 우울하다' 정신과 상담 위해 오픈런까지

광주 북구의 한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환자들이 외래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김한영 기자

광주에서 우울감 등을 호소하는 외래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정신과 상담이나 치료를 위해 미리 대기하는 오픈런까지 이어지고 있다. 낙인효과로 인해 정신과 상담을 주저하던 일은 옛말이 됐다.

지난 주말 오전 광주 북구의 한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이른 아침부터 정신과 진료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이다. 진료 시작은 오전 9시부터지만 30분 전에 이미 20명 넘게 접수했다.

시민들은 진료를 받기 위해 2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직장 상사와의 갈등과 육아 스트레스 등이 겹치면서 병원을 찾았다.

A씨는 "직장에서 겪은 스트레스 때문에 일을 그만둬야 하나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면서 "계속해서 내가 참고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광주 북구에 있는 또 다른 정신과 의원도 우울감 등을 호소하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친척 간의 다툼으로 의원을 찾은 60대 주부 B씨는 "상담 받기 전까지는 가슴이 두근두근 떨려서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면서 "상담을 받고 약을 복용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낙인효과 때문에 정신과 상담을 주저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나이와 성별 상관없이 상담자가 크게 늘었다.

광주 지역은 우울감을 경험한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우울감 경험률과 병원 등에서 진단한 우울증 선별도구 점수 총합이 10점 이상인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우울증상 유병률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2023년 지역건강통계'를 살펴보면 광주의 우울감 경험률은 지난 2020년 4.5%, 2021년과 2022년 6.3% 2023년은 7.0%로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광주 우울증상 유병률도 지난 2020년 2.7%, 2021년과 2022년 3.6% 2023년은 4.3%를 기록했다.

실제로 광주시정신건강복지센터와 5개 자치구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정신건강과 관련해 지난 2023년 3만 520건을 상담한 데 이어 올해 5월까지 9737건을 진행했다.

전문가는 취업과 연애, 결혼, 내 집 마련, 생활고 등 현실적 어려움이 겹치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정신과 이용성 전문의는 "사회적 갈등 갑질이라든가 직장 내에서 약간 좀 이런 문제들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 "또 경제적으로도 좀 많이 어려워지니까 그거 관련돼 좀 고민 해결을 위해 병원을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정신건강복지센터와 5개 자치구 정신건강복지센터·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는 광주시와 연계해 정신건강증진, 정신질환 예방 및 관리, 자립재활지원, 자살예방 및 유족지원, 중독예방 및 관리, 재난심리지원 등의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광주시정신건강복지센터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우울감과 스트레스 등의 정신건강 위기에 대비해 스스로 마음을 다질 수 있도록 마음건강 회복 지원을 도모하기 위해 '마음뽀짝+'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광주시도 지난 1일부터 정서적 어려움이 있는 시민에게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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