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연금개혁, 연내 가능..여야정협의체 꾸리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대통령실이 올해 안에 연금개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구조개혁안, 또 여야 논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론이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회에 연내 연금개혁 완료가 목표라고 밝힌 이유이다.

정진석 "금년 내 마침표" 배경.."여야정 논의할 옵션 완비"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여야정이 집중논의에 나서기만 한다면 연금개혁은 연내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정 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올해 안에 연금개혁을 마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임기 내 완료하겠다고 밝힌 터라 관심을 끌었는데, 대통령실 내부적으로 연내 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던 것이다.

애초 대통령실은 더불어민주당이 직전 21대 국회에서 구조개혁은 미루고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고 제안한 것을 거부하며 조급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편 바 있다. 구조개혁과 모수개혁을 모두 담아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것인데, 22대 국회가 시작되자 대통령실이 다시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이 연금개혁 속도를 올리게 된 건 충분한 여건이 조성됐다는 인식에서다. 지난 국회에서 국민연금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라는 접점을 찾았고, 민주당이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며 채근했던 만큼 연금개혁 논의를 늦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민주당이 제안한 연금개혁을 위한 여야정협의체에 대해서도 조속히 구성하자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2주년 기자회견을 했을 당시에는 여야 논의 열기가 높지 않았던 때라,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신중한 문제라는 원론적인 입장에서 대선공약대로 ‘임기 내’라고 한 것”이라며 “그 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모수개혁 우선처리를 주장했다. 그것 자체는 정략적이었지만 어쨌든 적극적으로 나왔으니, 정기국회 회기 내에 구조개혁안 결론을 내면 연내에 끝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야가 보험료율 인상은 공감대가 형성돼있고, 지속가능한 연금을 위한 소득대체율과 구조개혁 옵션은 정부에서 다 준비해놓은 상태”라며 “(이를 논의할) 여야정협의체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서둘러 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오른쪽)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홍철호 정무수석(가운데)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성태윤 정책실장. 사진=뉴스1

野복지위원들, 논의 준비 중..걸림돌은 '정부안 논쟁'

민주당이 단순히 의지만 내세우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논의 준비도 하고 있다는 것도 대통령실이 고려한 대목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자당 소속 복지위원들과 함께하는 공부모임을 통해 연금개혁 논의 준비를 하고 있다.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선이 예정된 만큼 연금개혁을 논의할 수 있는 기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여당은 물론 야당도 연금개혁 논의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가급적 빨리 해보자는 의미에서 금년 내라는 목표를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걸림돌은 정부안을 먼저 제시하라는 민주당의 요구이다. 대통령실은 섣불리 정부안을 내놓으면 이를 매개로 정쟁화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때문에 여야정 논의를 시작하는 것부터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야가 논의의 장을 먼저 펼쳐줘야 정부가 여러 구조개혁 옵션들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윤호 기자

2024-07-03T21:14:55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