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탄쿠르, 그래도 축구한다…'손흥민 인종차별 논란' 딛고 출격→우루과이 경기 '시선 집중'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최근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던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논란을 딛고 출격할까.

벤탄쿠르는 조국 우루과의 축구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서 동료들과 함께 2011년 대회 이후 13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이 이끄는 우루과이 축구 국가대표팀은 24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에 위치한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파나마를 상대로 남미축구연맹(CONMEBOL) 2024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 C조 1차전을 치른다.

우루과이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11년 대회 이후 13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아르헨티나와 함께 대회 최다 우승(15회) 기록을 보유한 우루과이는 2011년 우승 이후 좀처럼 8강의 벽을 깨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대회에 참가하는 팀을 고려하면 코파 아메리카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와 비슷한 시기에 참가했던 두 번의 월드컵에서 더 나은 성적을 거뒀다. 

공격진에서는 오랜 기간 대표팀의 최전방을 책임지던 에딘손 카바니가 은퇴하기는 했으나, 베테랑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의 경험을 믿어본다. 중원에는 경기력이 절정에 오른 페데리코 발베르데를 중심으로 벤탄쿠르와 마누엘 우가르테 등이 포진해 있다. 수비에서는 로날드 아라우호와 호세 히메네스 등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센터백들이 기둥이다.

조별리그 통과의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는 1차전인만큼 총력전이 예상된다. 최근 친선전에서 비엘사 감독이 기용한 선수들을 고려하면 다르윈 누녜스, 막시밀리아노 아라우호, 브리안 로드리게스, 파쿤도 펠리스트리, 히메네스 등이 모두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벤탄쿠르의 선발 출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벤탄쿠르가 우루과이 대표팀 전력에서 차지하고 있는 입지를 생각하면 벤탄쿠르가 선발 출전할 공산이 크나, 최근 그가 일으킨 논란 때문이다.

벤탄쿠르는 앞서 자국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15일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인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aeta)'에 출연해 진행자와 나눈 짧은 대화가 화근이었다.

당시 프로그램 진행자가 벤탄쿠르에게 한국 선수의 유니폼을 부탁하자 벤탄쿠르는 손흥민의 애칭인 '쏘니(Sonny)'의 유니폼을 원하는 것인지 되물었고, 진행자는 세계 챔피언의 유니폼을 줘도 괜찮다고 했다.

그러자 벤탄쿠르는 "아니면 쏘니 사촌의 유니폼은 어떤가? 어차피 그 사람들은 모두 다 똑같이 생겼다"라며 웃었다. 아시아인들의 외모가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명백한 인종차별적 뉘앙스가 담긴 멘트였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곧바로 논란이 됐고, 이를 인지한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말이 '나쁜 농담'이었다면서 손흥민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는 해명과 함께 사과했다.

그러나 벤탄쿠르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벤탄쿠르는 SNS 중에서도 인스타그램, 그리고 인스타그램의 기능 중 스토리 기능을 사용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스토리 기능은 사용자가 지우지 않는 이상 사라지지 않는 게시글과 달리 24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기록에 보관되기는 하나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건 사용자 본인밖에 없다.

때문에 24시간이 지나면 벤탄쿠르의 사과문이 사라진다는 이유로 일각에서는 벤탄쿠르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또한 벤탄쿠르는 자신의 사과문에 손흥민의 애칭인 '쏘니(Sonny)'를 일본 전자제품 브랜드 '소니(Sony)'로 적어 추가 논란을 자초했다.

일부 우루과이 팬들은 벤탄쿠르의 발언에 나쁜 의도가 전혀 없었고, 우루과이에서 이 정도는 농담에 불과하다면서 벤탄쿠르를 두둔했다. 그러나 이는 팬들의 분노를 키울 뿐이었다.

영국 '타임즈'에 따르면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벤탄쿠르 출전 정지 징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트넘에서는 자체적으로 징계를 내리는 걸 꺼려했지만, FA가 나서서 벤탄쿠르에게 징계를 줄 수도 있는 것이다. FA는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벤탄쿠르의 우루과이 대표팀 선배 카바니에게 징계를 내린 전례가 있다.

징계 가능성이 거론되자 벤탄쿠르가 두 번째 사과문을 올렸다. 이번에는 24시간 뒤 사라지는 사과문이 아닌, 자신이 직접 삭제해야 사라지는 게시글에 사과문을 썼다.

벤탄쿠르는 22일(이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주일 전 손흥민과 한국, 그리고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한 본인의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난 내가 손흥민과 다른 사람들에 대해 언급한 뒤 모든 팬들, 팔로워들과 소통하고 싶었다. 난 손흥민을 언급했고 논리적으로 우리의 깊은 관계를 감안한 손흥민은 이것이 불운한 오해라고 이해한다. 모든 것들은 내 친구 손흥민과 명확히 했고 해결했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누군가 미디어에서 내가 했던 발언으로 불편함을 느꼈다면 난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하지만 또 여러분들이 내가 절대 다른 누군가를 언급한 게 아니라는 것도 알아주기를 바란다. 단지 손흥민만 언급했고 누군가를 직접 언급하려는 의도가 절대 없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벤탄쿠르가 국가대표팀 경기에 선발 출전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남미 사람들이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해 무감각하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에 벤탄쿠르가 탈없이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벤탄쿠르 SNS

김환 기자 [email protected]

2024-06-23T13:37:34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