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학교 그리고 공중화장실의 공통점

얼마 전 출산을 했다. 임신 기간 내내 문제가 없었고 워낙 건강 체질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출산 직후 출혈이 너무 심해 위험한 상황이 생겼다. 다행히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빠르게 할 수 있었고, 산부인과 교수가 당직으로 있어 바로 응급수술을 했다. 어느 하나라도 어긋났다면 죽은 목숨이라고 했다.

중환자실에서 이틀을 보낸 후 처음 본 뉴스는 공교롭게도

의 '돌아오지 못한 산모들' 시리즈였다. 지난 11년간 출산하다 사망한 산모들과 그녀들을 진료한 산과 의료진을 취재한 기사였는데, 의료 시스템의 붕괴를 심층적으로 다뤘다.

사례 중에는 나와 똑같은 경우도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그분은 돌아가셨다. 전원할 수 있는 병원이 없어 처치가 늦어졌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었다.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의료 시스템 때문에 점점 더 우리는 천운이 따라야만 겨우 살아남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생명과 관련한 일이 운에 따라 달라져도 괜찮은 것일까. 문득 몇 년 전 중학생 아이들과 함께 학교에서 일어나는 차별에 대해 토론한 것이 생각났다. 성, 성적, 외모 등에 대한 차별이 주로 많았는데, 한 학생이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일이 행운이어야 하는 것이 차별"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선생님 개인에 대한 좋고 싫음이 아니라, 모두가 평등하게 존중받으며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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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T05:49:42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