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문화 발신지"…뉴욕코리아센터 개원식 성황리에 열려

링컨센터·메트로폴리탄 등 예술기관 인사와 린다 조·이소은 등 참석

국립국악원 지신밟기 등 기념 공연…강익중 작가 '한글 벽'도 조성

(뉴욕=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세계적인 문화 도시인 미국 뉴욕에 한국 문화와 관광, 콘텐츠를 종합적으로 서비스하는 뉴욕코리아센터가 27일(이하 현지시간)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이날 오후 7시 뉴욕 맨해튼 32번가의 뉴욕코리아센터(이하 뉴욕센터)에서 열린 개원식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현지 문화예술계 인사 150여 명이 참석해 이 곳이 한국 문화를 발신하는 구심점이 되길 응원했다.

테이프 커팅을 한 유 장관은 환영사에서 "한국이 가진 전통문화나 지금 현대에 이뤄진 한국인의 역사와 문화가 뉴욕센터를 통해서 더 많은 분에게 전달되고 만들어져 갈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 문화에) 뉴욕이 가진 새로운 문화가 다시 합쳐져 용광로처럼 새로운 문화로 분출되는 발신지의 역할을 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맥스웰 헌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아시아미술부 체어맨, 조다나 리 링컨센터 공연 프로그래밍 부예술 감독, 조각가 존배,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제작자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와 토니상 의상디자인상을 받은 린다 조, 가수 겸 변호사 이소은, 최근 뉴욕에서 공연한 재즈 가수 웅산 등이 참석했다.

이소은은 "너무 좋은 환경에 센터가 지어져 더욱 많은 문화 행사가 열릴 것 같다"며 "미국이 다양한 세계 문화가 융합된 곳인데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의 장이 열린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축하했다.

뉴욕센터에는 한국문화원과 한국관광공사가 자리했으며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연내 입주한다.

센터 연면적은 3천383㎡(1천23평)로 지하 2층부터 지상 7층 규모의 건물 전체를 사용한다. 2008년 부지 매입 검토를 시작해 지난해 완공까지 사업 기간만 15년이 걸렸으며 786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지하에는 공연과 영화 상영을 위한 190석 규모의 공연장, 1층에는 미디어월, 2층에는 전시장과 정원, 3층에는 도서실, 4층에는 요리강습실 등을 갖춘 종합 문화예술 공간이다.

1·2층 전시 공간에서는 영화 '안시성'과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등 사극 의상감독으로 잘 알려진 이진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현존의 경계' 전시가 열렸다. 이 교수의 패션 브랜드 런웨이 영상과 박찬욱 감독의 단편영화 '일장춘몽'의 의상, 오브제 등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로비 한쪽 벽에는 설치 미술가 강익중 작가가 초대형 '한글 벽'을 조성할 예정이다. 전 세계에서 응모 받은 8천여 개의 한글 메시지 중 1천개를 선정해 꾸민다.

유 장관은 이날 개원식에 앞서 입주 기관 업무보고를 받고 "이곳 문을 들어서는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며 "새집에 왔으니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천수 주뉴욕한국문화원장은 "올해는 새로운 공간을 확보했으니 관리 운영을 안정화, 효율화하는 데 집중하고 층마다 다양한 기능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찾아가는 방안을 찾고 있다. 외부 기관이나 동포 기업과의 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석 관광공사 뉴욕지사장도 "8월 타임스스퀘어에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국 음식을 홍보하는 이벤트를 열고, 10월 초 애틀랜타에서 K-컬처 홍보 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개원 기념 공연으로는 국립국악원이 집안의 액운을 걷어내는 '문굿'(지신밟기)과 '축원 비나리', 실내악단인 뉴욕 클래시컬 플레이어즈(NYCP)가 '랩소디 인 블루' 무대를 선보였다. 두 팀은 아리랑을 주제로 구성한 실내악 '아리랑세마치'를 협주해 객석의 박수를 받았다.

전날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에서는 뉴욕센터 개원을 알리는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팝업 공연 '판굿'도 벌어졌다.

민속악단은 태평소, 북, 꽹과리, 징 등을 연주하며 역동적인 상모돌리기를 선보여 관광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인도 출신 나로 씨는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봐 한국 전통문화를 좋아해 더 재미있게 봤다"며 "사람들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이런 기회에 알게 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버클리대에서 유학 중인 김보민 씨도 "타임스스퀘어에 나왔다가 사물놀이 소리가 들려서 왔다"며 "자주 오는 이곳에서 우리 전통 공연을 한다는 게 놀랍고 반갑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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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T03:07:31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