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5100억·롯데카드 3200억...'2조 육박 부실채권'에 신용카드 대란 우려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국내 카드사가 갖고 있는 부실채권이 매년 증가하면서 2조원에 육박했다. 고금리에 따른 경기 불황으로 서민경제 악화가 이어지자 연체율이 급격히 늘어났고 대규모 신용불량자를 낳았던 신용카드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연체율과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실채권을 매각하고 건전성 악화와 추후 금융시장 변동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인 유동성 관리에 나섰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카드사들의 고정이하여신 보유량은 총 1조9095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7.4%(5204억원) 늘었다. 카드업계 부실채권은 2006년 상반기 말(1조9526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석 달 넘게 연체된 여신을 뜻한다. 금융사는 자산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에 해당한다.

카드사별로는 신한카드의 부실채권 규모가 가장 컸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부실여신 잔액은 5148억원으로 전년 말(3627억원)보다 41.9% 증가했다. 이어 △롯데카드(3206억원) △KB국민카드(2901억원) △삼성카드(2457억원) △우리카드(1635억원) △하나카드(1452억원) △현대카드(1425억원) △BC카드(870억원) 순이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금리는 계속되고 서민들이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면서 소위 말하는 카드 빚은 매년 늘고 있다"며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가져오는 카드사 입장에선 부실 채권 정리가 최우선이다"라고 설명했다.

◇ 연체율 낮추려 연이어 부실채권 매각

고정이하여신과 같은 부실채권은 카드사 연체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올 1분기 8개 카드사의 30일 이상 평균 연체율은 1.85%로 지난해 말 1.64%보다 0.21%포인트 높아졌다. 빚을 갚지 못하는 채무자가 늘어나자 업계에선 신용카드 규제 완화를 계기로 2002년부터 2006년 사이 수백만명의 신용불량자를 낳았던 카드 대란이 다시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카드사들은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연이어 부실채권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카드사가 팔아넘기는 대출채권은 연체가 시작된 부실채권이기 때문에 매각을 통해 연체율을 낮출 수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달 27일 '개인회생 인가 및 신용회복 확정 채권'을 리딩에이스캐피탈에 매각했다. 무담보 채권은 유니버셜대부에, 사전채무조정 채권은 비케이자산관리대부에 제공한다.

다른 카드사도 잇달아 부실채권 매각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14일 신한카드는 와이앤케이파트너스대부에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또는 법원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고객의 채권을 양도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에는 현대카드와 하나카드가 개인회생 및 신용회복 채권을 웰릭스에프앤아이대부에 매각하겠다고 소비자들에게 공지했다.

이러한 부실채권 매각을 통해 카드사들은 올 1분기 1678억원의 대출채권 매매 이익을 남겼다. 지난해 1분기 1583억원에서 6% 증가한 금액이다. 현대카드가 498억원으로 가장 많은 매매 이익을 거뒀다. 신한카드도 464억원의 이익을 냈다. 우리카드(310억원) 롯데카드(251억원) 하나카드(142억원) 역시 적잖은 이익을 남겼다. 

카드사 관계자는 "당장의 손익을 방어해야 하는 카드사 입장에선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하고 대출채권을 외부에 매각하고 있다"며 "채권 매각을 통해 단기수익성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 채권매각보다 적격비용 산정 개선이 우선

일각에선 부실채권 관리와 더불어 카드사가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대출 확대 정책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주로 중·저신용자들이 찾는 카드사 대출이 고정이하여신 증가에 따른 카드사 수익성·건전성 악화로 연결되면서 대출 금리 상승 등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전업 카드사 7곳의 카드론 금리는 평균 14.33%로 전월(14.26%) 대비 0.07% 상승하며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14%대를 이어갔다. 특희 중·저신용자의 금리 증가 폭이 컸다. 700점 이하 회원 평균 금리는 17.04%로 전월(16.88%)보다 0.16% 올라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카드사들이 대출보다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을 늘릴 수 있도록 적격비용 산정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격비용이란 자금조달 등 결제 소요비용을 고려한 수수료 원가로 3년마다 재산정하고 여기에 마진율을 더해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산정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전채 발행 금리는 3.7%인데 가맹점 수수료율은 0.5%밖에 안 되다 보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선 연체율을 감수하면서 카드론 같은 대출을 늘리는 것이다"라며 "카드업계 특성을 살려 카드 회원의 연회비 상승률 이내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연동제 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024-07-05T01:07:51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