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부활? 2030 생애 첫 아파트 매입 증가

‘노·도·강’ 집값 회복세 뚜렷

최근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빚을 내 집을 산 사람)’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서울 아파트값이 14주 연속 상승한 가운데, 시중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3개월간 15조 원 넘게 늘어나는 등 영끌족들의 주택 매수세가 증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생애 최초로 아파트를 매수한 비율이 2년 7개월 만에 40%대를 돌파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5월 기준 법원등기정보에 공개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 매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매매 중 생애 최초 매수자 비율이 42.8%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35.0%)보다 7.8%포인트 올랐다. 지난 2021년 10월(41.2%) 이후 2년 7개월 만에 40%를 웃돌았다.

영끌족 성지로 불리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의 집값 회복세도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 ‘노원아이파크(전용면적 180㎡)’는 지난 5월 16일 9억2000만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찍었다. 2017년 종전 신고가인 7억3000만 원보다 1억9000만 원 오른 금액이다.

또 지난달에 강북구 수유동 ‘삼성타운(전용면적 84㎡)’이 5억1300만 원에, 도봉구 창동 ‘세인트라디움(전용면적 52㎡)’는 2억3750만 원에 각각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최저 연 1%대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금융 상품의 출시가 2030세대 영끌족의 귀환을 이끌었다고 본다. 지난 1월 출시된 신생아특례대출은 9억 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 원을 연 1.2~3.3%의 초저금리로 빌려주는 상품이다. 당초 부부 합산 연 소득이 1억3000만 원보다 낮아야 신청할 수 있었지만, 하반기부터 2억 원, 내년부터 3년간은 2억5000만 원으로 소득 기준이 상향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권 가계대출이 6월 기준 전달 보다 6조 원 늘며 7개월 만에 최대로 늘었다. 주담대 증가폭이 5조7000억 원으로, 한 달 만에 1조2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신생아 특례대출 대한 신청 기준 완화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겹치면서 영끌족들의 매매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면서 "게다가 집값 상승과 함께 전월셋값이 계속 치솟고 있는 것도 영끌족들의 주택 매수세를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2024-07-04T14:14:24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