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각료들, 해리스 휴전 요구 비난 "협상 위험에 빠뜨려"

극우 장관, 엑스에 "휴전은 없어요 후보님"…인질 가족 등은 네타냐후 비판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휴전을 요구한 데 대해 이스라엘의 우파 각료들이 비난하고 나섰다.

2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익명의 이스라엘 당국자는 해리스 부통령이 전날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쟁을 끝내야 할 때"라고 말함으로써, 가자지구에 붙잡혀있는 인질들을 풀어줄 잠재적 거래를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해리스 부통령의 발언이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의 이견을 노출한 것으로 하마스가 받아들이지 않기를 바란다고 이 이 당국자가 말했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5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조기 종식을 촉구하고,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와 회동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이 안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쟁이 종식되어야 할 때"라며 "모든 인질이 석방되어야 하며,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고통은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이스라엘의 극우 성향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도 비난에 동참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휴전은 없을 것입니다. 후보님(Madam Candidate)"이라는 글을 올렸다.

한동안 소원한 관계였던 네타냐후 총리를 만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도 해리스 부통령의 발언이 "무례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에 있는 마러라고 자택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면담한 뒤 해리스 부통령의 전날 발언에 대해 "내 생각에 그녀의 발언은 무례했다"라면서 "나는 사실 유대인이 어떻게 그녀에게 표를 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가디언은 인질 가족들과 네타냐후 정부를 비판하는 인사들의 경우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24일 미국 의회 연설에서 휴전 선언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연설에서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군사 능력과 가자지구 통치를 소멸시키고 모든 인질을 집으로 데려올 때까지 싸울 것"이라면서 "그것이 완전한 승리이며 우리는 그 이하로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시 연설에서 강경 메시지를 쏟아냈지만 구체적 휴전 논의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전 총리이자 야권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는 네타냐후의 미 의회 연설에 대해 "작년 10월 7일의 (하마스) 공격과 관련해 누가 총리인지, 누가 재앙에 책임이 있는지 전혀 모르는 것처럼 말했다"라며 "인질들이 모두 터널에서 죽기 전에 휴전 협상을 받아들인다고 발표할 기회였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팔레스타인의 정치 분석가 자비에르 아부 에이드는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로 인해 그를 향한 적대감만 깊어졌다며 "네타냐후가 한 말을 아무도 믿지 않는 것 같다. 그는 정책에 대해 말한 것이 아니라 구호만 나열했다"고 지적했다.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의 가족들도 실망감을 표했다.

인질 마탄 잔가우커의 어머니는 네타냐후의 방미를 '홍보 캠페인'이라고 부르며 "미 의회에서 휴전 협상안을 받아들인다고 말하는 대신 개인적인 이유로 협상 이행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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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7T00:00:44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