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10만스퀘어'…'SK그룹 시총 2위' SK스퀘어, 합병 가능성은

투자전문회사를 표방하는 SK스퀘어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한동안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했으나 최근 들어선 SK그룹 상장사 중 SK하이닉스 다음으로 시가총액이 가장 큰 종목으로 떠올랐다. SK그룹이 그룹 차원의 반도체 밸류체인 시너지 강화를 강조하면서 SK스퀘어의 포트폴리오 재편도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상장일 종가 오래 밑돌았는데…이젠 '10만 스퀘어'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지난 28일 주당 10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1년 전 주가에 비하면 약 123% 높다. 올들어선 주가 상승폭이 89.56%에 달한다. 2021년 말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 후 상장한 이래 지난 2월까지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약 26개월간 주가가 상장 당일 종가(6만6000원)를 밑돌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SK스퀘어가 지분 20.07%를 보유한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기대가 주효했다. SK스퀘어는 국내 상장사 중 매출 대비 지분법손익의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이다. 이 기업의 순자산가치(NAV) 중 80% 이상을 SK하이닉스가 차지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반전) 조짐이 본격화하는 한편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엔 6개분기만에 흑자전환했다.

SK스퀘어 관계자는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와 함꼐 포트폴리오에 편입돼 있는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여럿 있다”며 “ETF 등을 기반으로 최근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의 유입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전날까지 외국인은 SK스퀘어 주식을 428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가는 1100억원 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자사주 1000억원어치 소각 결정 연내 발표
‘밸류업’ 기대감도 주가를 떠받치는 모양새다. SK스퀘어는 내년까지 경상배당수입의 30% 이상을 주주환원에 쓰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엔 자사주 100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조만간 매입 자사주에 대한 소각 결정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각 시점은 오는 9월 말 이후가 될 전망이다. 통상 자사주를 소각하면 전체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당 가치가 높아진다.

증권가에선 SK스퀘어가 현금배당에 나설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주주환원 제고를 강조하고 나선 와중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 관련 2심 판결에 따라 최 회장이 향후 재산분할을 위해 막대한 현금을 조달해야 할 가능성이 부상해서다.

최 회장은 SK㈜ 주식의 17.73%를 갖고 있고, SK㈜는 SK스퀘어의 지분 30.55%를 보유하고 있다. 현금 배당을 주주환원책에 추가할 경우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과 대주주의 현금 확보를 아우를 수 있다는 얘기다. SK스퀘어는 출범 이래 작년까지는 현금배당을 하지 않았다.

투자활동 반도체 중심으로 전환 기대도
이달 들어선 BNK투자증권, NH투자증권, 흥국증권 등이 각각 SK스퀘어의 목표주가를 12만~12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연내 보유 포트폴리오 재편 움직임도 예상된다. SK스퀘어의 기존 포트폴리오는 사실상 반도체와 비(非)반도체로 나뉘어 있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보유 포트폴리오 중 대부분은 인적분할 전 SK텔레콤 등이 투자를 벌였으나 큰 재미를 보지 못한 비(非)통신·비주력 사업이다. 작년 말 기준 보유 포트폴리오 중 다섯 곳만이 당기순이익을 냈다.

SK스퀘어는 지분 80.3%를 보유한 전자상거래 업체 11번가에 대해선 매각을, 지분 36.7%를 보유한 OTT 기업 콘텐츠웨이브(웨이브)에 대해선 CJ ENM 계열 OTT 기업 티빙과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SK그룹이 반도체 투자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SK스퀘어가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늘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SK그룹은 지난 28~29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여명 등이 참석한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AI와 반도체 분야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AI·반도체 밸류체인 관련 계열사간 시너지를 키우기 위해 다음달엔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반도체위원회도 신설한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K그룹이 최근 '선택과 집중' 경영 기조를 강조하면서 SK스퀘어가 앞서 밝힌 반도체 소부장 관련 투자 의사결정이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활동을 반도체 중심으로 전환하면 시장이 SK스퀘어를 성장주로 인식하는 계기가 돼 주가 흐름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총 불어나면서 SK와 합병 가능성은 낮아져"
한편 SK스퀘어의 시총이 최근들어 불어나면서 SK㈜와의 합병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그간 시장에선 SK㈜가 SK스퀘어와 합병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이 경우 SK㈜가 기존엔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두게 돼 각종 투자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다.

한 재계 관계자는 “만일 SK그룹의 장기 구상안에 SK㈜와 SK스퀘어간 합병이 있다해도 당분간은 시행에 나서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합병시 최 회장의 지분가치 희석을 막으려면 SK의 기업가치가 SK스퀘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야 할텐데, 지금은 SK스퀘어의 시가총액이 SK보다 높아 대주주 입장에서 지분율 불이익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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