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요, 하늘의 여왕”…대한항공, B747-8I 5대 9183억원에 매각 의결

▲전 세계 마지막 B747 여객기 생산분 대한항공 B747-8i(HL7644). 사진=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 제공

대한항공이 미국 방산 업체와 자사 보유 대형 여객기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자사 보유 항공기 5대를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처분 금액은 9183억3750만원, 거래 상대는 미국 시에라 네바다 코퍼레이션(SNC)이다. 처분 예정일은 2025년 9월 30일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처분 목적은 신형 항공기 중장기 도입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우주·방위 사업을 영위하는 SNC는 유사 시 핵 전쟁을 지휘해 \'하늘 위의 백악관\'으로 통하는 \'E-4B 나이트 워치\'를 대체할 미국 공군의 프로젝트에서 \'생존 가능한 항공 작전 센터(SAOC)\'에 대한 13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내 전통의 강자 보잉을 제쳤다.

대한항공은 계약 상대방을 고려해 구체적인 매각 기종을 밝히지 않았지만 SNC가 B747-8i 5대를 개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외신 보도도 나온 만큼 업계에서는 해당 기종 같은 대수가 매물로 나왔음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대한항공 자산 매각 의결 사항.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캡처

이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2021년 8월 항공 전문지 플라이트 글로벌과의 인터뷰에서 “대한항공이 보유한 A380·B747-8i를 각각 5년, 10년 내로 처분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B747-400, B777-200·300과 등을 송출하며 B787-9 드림라이너를 대거 도입했고, 최근에는 보잉 여객기 연쇄 사고로 에어버스와 A350-900·1000 여객기 33대에 대한 137억6520만달러(약 18조원) 규모의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기단 최신화와 단순화를 동시에 이뤄내고 있다. 또 A380-800 여객기는 이미 고철 처리(스크랩)차 분해 작업이 진행 중이다.

B747은 1969년 2월 9일 초도 비행에 성공해 이듬해부터 2022년까지 생산된 세계 최초의 양산형 광동체이고, B747-8i는 이 시리즈의 마지막 여객형 버전이다. 이 같은 이유로 장거리용 대형 여객기의 베스트·스테디 셀러로 자리매김해 민간 항공기의 상징이 됐다. 때문에 \'하늘의 여왕(Queen of the skies)\'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국내에서는 국방부가 2021년부터 5년 간 대통령 전용기로 같은 기종(HL7643)과 조종사·정비사·승무원·예비엔진(GENX-2B67/P) 등을 포함, 총 3003억원에 임대하기로 대한항공과 계약한 바 있다.

▲루프트한자 테크닉에서 개조한 B747-8i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대한항공 HL7643)가 비행 중인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하지만 더욱 강력해지는 세계 각국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과 4발 엔진 정비 소요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의 이유로 사라지는 추세다.

2017년 8월 1일 대한항공이 전 세계 최후의 B747-8i(HL7644) 개체를 인도받아 48년 역사를 끝으로 여객기 시장에서 완전히 퇴장했다. 이 같은 이유로 항공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대한항공의 해당 기재 보존 계획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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