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은 이를테면 나머지 개념으로 픽션(허구)이 아닌 실화이다. 실제 발생한 팩트(사실)에 기반을 둔 기록적 성격으로 공감을 이끌어내는 힘이 강하다는 점 때문에 독특한 문학적 가치를 지닌다. 논픽션을 이렇게 정의한다면 적어도 소설, 신화, 우화, 드라마 등 픽션류의 작품은 그 범주에 포함될 수 없다. 따라서, 심사에 넘어온 응모작 중에 픽션 계열의 작품을 솎아낼 수밖에 없었다. 문법이나 문장, 구성 같은 기본적 사항이 약한 작품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우선, 좀 더 깊이 다뤄볼 만한 작품 여섯 편을 선별해 내는 작업을 했다. 김미란의 '날마다 일하러 갑니다', 안흥식의 '약속', 김춘기의 '안현댁', 정동식의 '아픔을 딛고 핀 꽃은 아름다워라', 김영숙의 '동백꽃 사연', 김호연의 '피난' 등 여섯 작품이 끝까지 남았다. 일차로 선별된 작품들을 다시 정독하고 약간의 의견 조정을 거쳐 어렵사리 우열을 가려냈다.

'날마다 일하러 갑니다'는 어려운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또순이의 감동 실화이다. 과거와 현재의 인과관계를 버무려 공감을 불러일으킨 점도 가독성을 높여주었다. 다소 어수선해 지루한 감이 들긴 하지만 삶에 대한 애착과 도전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약속'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행장을 막내아들이 쓴 회고록이다. 정연한 구성, 깔끔한 문장으로 파란만장한 어머니의 일생을 절제된 감성으로 소화한 수작이다. 복잡할 수도 있는 인간사를 적확하게 풀어내는 힘이 선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다만, 어머니 일생을 아들이 대신 썼다는 점이 약점이긴 하다.

'안현댁'은 여필종부하던 시절, 어머니의 고단한 삶을 가까이서 지켜본 딸의 수기라 할 수 있다. 당시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점이 흥미로웠으나 흔한 수다를 글로 정리해놓은 감이 들었다.

'아픔을 딛고 핀 꽃은 아름다워라'은 경찰에 입문해 퇴임하기까지 겪은 일을 정리한 일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 후반부에 어머니와 장모에 대한 효행이 많이 나와 다소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졌다.

'동백꽃 사연'은 월남전에서 사망한 약혼자를 그리워하는 사연을 그려낸 작품이다. 50년 동안 잊지 못하다가 그 형을 찾아가고 월남전 현장에 가서 전사의 증거를 찾아 헤매는 설정은 아무래도 부담이다. 소설적인 기법을 도입한 점이 마이너스 기능을 한 듯.

'피난'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자신의 경험을 쓴 기록물이다. 소재가 다소 식상하고 간헐적인 시평이 사족이었고 논픽션과 어울리지 않았다. 끝으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상의 영광을 차지한 분들에게 축하의 마음을 전한다.

2024-07-04T21:42:52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