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하던 2차전지株 엔켐, 한 달간 30% 추락... 메리츠는 500억 차익 남겨

올해 들어 2월 말까지 주가가 3배 넘게 뛴 ##엔켐##이 최근 한 달간 30% 넘게 빠지며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기관의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진 영향이다. 그중에는 메리츠증권이 있었다. 2대주주였던 메리츠증권은 엔켐 비중을 대폭 줄이며 500억원이 넘는 매매차익을 실현했다.

엔켐은 국내 이차전지 전해액 생산 1위 기업이다. 올해 들어 이차전지 열풍이 한풀 꺾였지만, 엔켐은 달랐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상 해외 우려 기업(FEOC)에 중국을 포함하면서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 탓이다.

전 세계 1~3위 전해액 생산 기업이 중국 기업(광저우 틴치머티리얼즈·캡켐·궈타이화룽)이다 보니 글로벌 4위인 엔켐이 기대주로 주목받은 것이다. 주가는 작년 말 종가 기준 7만9500원에서 지난달 20일 33만3000원으로 320% 급등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4위(5조7200억원)에 올랐다.

하지만 27일 기준 22만7000원까지 후진하면서 고점 대비로는 약 32% 하락했다. 그간 개인이 엔켐 주식을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기관의 대규모 매도 물량 때문에 하락전환한 것으로 해석된다.

엔켐은 지난 2022년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해외법인 시설투자·리튬염 등 주요 원재료 장기 계약을 위한 선급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이때 발행된 상환전환우선주는 총 242만9349주인데, 작년 말 엔켐의 총 발행주식(1785만2288주)의 13.6%에 달하는 규모다. 전환가액은 각각 5만9150원, 5만5648원으로, 총 1415억원어치였다.

2022년 유증으로 인한 우선주의 보호예수기간은 지난해부터 풀렸다. 하지만 기관이 직접 보통주를 우선주로 전환한 시점은 올해 1~3월에 집중됐다. 전체 전환 주식 중 약 70%가 올해 보통주로 전환됐다. 나머지 30%는 작년에 전환된 물량이다. 아직 31만1574주(2022년 발행 물량의 12.7% 상당)는 전환되지 않았다.

올해 들어(1월 2일~3월 27일) 기관 투자자는 412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전환된 물량이 상당 부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개인은 4215억원, 외국인은 643억원을 순매수했다.

올해 큰 수익을 손에 쥔 증권사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2대주주였던 메리츠증권은 최근 석 달간 지분을 절반 넘게 팔았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40회에 걸친 장내·외 매수와 매도로만 506억원의 매매차익을 남겼다. 지분율은 6.20%에서 이달 18일 기준 2.68%로 쪼그라들었고, 오정강 대표(16.38%), 와이어트그룹(7.44%)에 이은 3대주주로 내려왔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엔켐 종목 추천으로 이름을 알린 투자자문사와 협업하려 한 바 있다. 메리츠증권 광화문지점은 지난달 초 에스유투자자문과 손잡고 자문형 랩인 ‘메리츠SU자문마운틴랩’을 출시했다. 에스유투자자문은 유튜브 채널로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핀플루언서’ 김 모 회장이 활동하고 있는 금융감독원 파인에 등록된 투자자문사다. 최근 김 모 회장이 자주 추천했던 종목이 바로 엔켐이었다. 다만 메리츠증권은 에스유투자자문과의 제휴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랩 설정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같은 달 27일 판매 중지했다.

엔켐은 거품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엔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7일 기준 170.55배에 달한다. PER은 현재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눠 주가가 기업이익 대비 적정 수준인지 알려주는 지표로, 일반적으로 PER 30배가 넘으면 고평가됐다고 해석한다.

실적도 부진하다. 작년 엔켐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02% 줄어든 448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5.90% 급감한 3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675억원 적자 전환했다. 엔켐 관계자는 “전해액 공급 확대를 위해 미국과 유럽 지역에 생산 설비를 확충하면서 고정 비용이 늘어난 탓”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엔켐은 설비 확충을 위해 전환사채 발행을 크게 늘린 상태다. 전환사채 규모는 2022년 말(109억원)에서 지난해 말 1358억원으로 급증했다. 향후 전환사채가 신주로 전환되면 또다시 오버행(대규모 물량 출회)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

2024-03-28T01:13:34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