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르망24시 참전 러브콜 보내고 있는 외신들...현대차의 고민은?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최근 르망24시의 흥행 성공과 더불어 외신들이 현대차가 르망24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추측성 기사를 내는 등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특히 현대차가 르망 24의 수소차 레이스에 참여할지에 대해 관심이 뜨겁다.

모토스포츠(Motorsport)와 플래닛 F1(PlanetF1)에서는 현대차의 르망24 참여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고, 성공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점쳤다. 로드앤트랙(roadandtrack)에서는 현대차가 2026년에 르망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며 기사를 내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지는 않다. 다만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기술적 준비, 재정적 고려, 리소스 분배 문제 등 많은 부분이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르망 24시의 최근 흥행 성공...현대차 참여하면 어떤 스토리 써낼까 관심

코로나19를 비롯한 최근의 외부적 악재를 털어내듯 페라리, 람보르기니, 푸조 등의 주요 제조사들이 하이퍼카 카테고리에 복귀하면서 르망24시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러한 제조사들의 참여는 경기를 더욱 흥미롭고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페라리가 50년 만에 르망 24시에서 우승한 것은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이번 흥행을 이끈것은 새로운 하이퍼카 규정 도입을 통한 혁신이었다. 온갖 제약으로 인해 F1 레이싱카들이 하나같이 똑같은 디자인을 하고 있는 것과 달리 르망 24시는 각 자동차 제조사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게 허락해 주었다.

한편 르망24시는 각 자동차 회사들의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해 파워 유닛에 출력을 걸어 고출력 엔진 개발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모든 팀이 보쉬의 전자제어장치(ECU)를 사용하게 했다. 

이러한 표준화된 ECU 도입으로 모든 팀이 동일한 ECU를 사용함으로써, 별도의 고가의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됐다. 

르망 24시의 변화된 이러한 규정은 성능과 비용의 균형을 맞추어 경쟁을 더욱 공평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공평한 경기가 되면 자동차 제조사의 입장에서야 좋겠지만, 이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경기의 예측불가능성이 줄어들고 긴장감이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르망24에서는 피트 스탑에서 연료를 주입하는 동안 타이어를 교체할 수 없도록 규정을 변경함으로써 어느 시점에 연료를 공급해야할지, 타이어를 교체해야할지를 전략적으로 결정하게 만들었다. 이 변화된 규정은 경기 결과에도 매우 재미있는 볼거리를 만들었다. 

이번 92회 르망 경기 중 결승선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40초 간격을 두고 도요타 2위 페라리가 1위로 앞서나가고 있었다. 이때 페라리의 연료가 얼마 남지 않았고, 도요타는 충분한 연료를 싣고 뒤를 쫓아오는 상황이 펼쳐졌다. 만약 페라리가 피트인에서 연료를 주입하면 패배가 확정된다. 결국 페라리는 레이싱 대회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연비주행'을 선택했고 이를 통해 고작 2%만의 연료를 남기고 결승선을 통과해 우승을 차지했다.

2024년 르망 24시 경주는 32만 5천 명의 관중을 유치하여 역사상 최대 관중 수를 기록했다. 전 세계 196개국에서 TV 중계되었고, 1억 1천 3백만 명의 시청자가 시청했다. 이와 같은 르망24의 흥행에 현대차가 참여할 경우 어떤 새로운 그림이 그려지게 될지 세계의 많은 레이싱 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모터스포츠에 진심으로 참여하고 있는 현대차, 그럼에도 르망24시 출전 "만만치 않은 결정"

르망24시는 자동차의 극한을 볼 수 있는 시험대다. 즉, 르망 24에 참여해 우승을 차지할 정도의 회사라면 평소 우리가 모는 자동차도 충분히 신뢰할만한 기술력이 있는 회사라는 걸 입증하는 셈이다. 또한 워낙 극한의 레이싱이기 때문에 평소에는 발견하기 힘든 문제점을 찾아낼 수 있어 자동차 안전에도 큰 역할을 한다.

1999년 르망24에 참여했던 벤츠의 차량이 공기역학을 잘못 계산함으로써 웜업 섹션 중에 차가 공중으로 날아올라 두번이나 뒤집혔고, 실제 본 경기 주행중에서도 또 한번 자동차가 마치 비행기처럼 날아올라 뒤집혀버리는 사고가 벌어졌다. 자동차의 공기역학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사고였다.

하지만 어쨌든 벤츠의 입장에서 이 사고는 완전한 흑역사가 되어버렸다. 벤츠가 이 사고 이후로 르망 24에서 완전히 철수했고 F1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따라서 르망24는 자동차 제조사의 입장에서 보면 '만만치 않은 결정'이 필요한 레이스라고 할 수 있다. 

르망24시 참여 공식입장 내놓지 않는 현대차의 이유 있는 고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르망24시에 현대차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보인다. 

첫째는 기술적 준비다. 르망 24시는 앞서 이야기했듯 매우 높은 기술적 요구 사항을 가진 경주다. 르망24에서 항상 2등만을 차지했던 도요타가 2016년 최초의 1위 달성을 예상했던 경기에서 종료 3분을 남겨두고 차가 퍼져버리면서 포르쉐 919가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둘째는 재정적 문제다. 르망 24시는 참여 자동차의 출력을 제한하고 ECU 장치를 통일 하는 등 비용을 대폭 축소함으로써 허들을 낮췄다. 그럼에도 상당한 재정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셋째는 리소스 분배 문제다. 현대차는 이미 여러 모터스포츠에서 활동 중이고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여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는 "르망 24시 출전은 모든 레이서들의 꿈이고 엔지니어 등 기술자들도 마찬가지"라며 "이에 따라 관련 인력들이 대거 이동하게 되면 지금 잘 유지되고 있는 모터스포츠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현대차는 현재 전기차 개발, 자율주행 기술 개발 등 당장의 숙제가 너무나도 많다. 그럼에도 외신들이 현대차가 르망24에 출전하길 바라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르망24의 새로운 레이스가 될 '수소연료차 레이스' 때문이다. 수소 연료 레이스카를 만들 수 있을만한 기술력이 있는 완성차 기업이 손에 꼽는 만큼 현대차가 여기에 참여해 주길 바라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현대는 최근 수소차 보급 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그 노력이 일반 대중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게 어쩔 수 없는 한계다. 현대가 현대팬들의 기대에 부응해 르망 24시에서 달리는 현대 수소차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아직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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