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에 반도체 수출 안돼"…美, 인텔·퀄컴 '수출 면허' 날렸다

미국 정부가 인텔과 퀄컴 등 자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수출 면허를 취소했다. 미중 대결 구도 속에서 미국의 잇따른 규제에도 불구하고 화웨이가 수준 높은 기술력의 제품들을 내놓자 압박 강도를 높여가는 모습이다.

7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화웨이에 반도체를 수출해온 기업의 면허를 취소 처리했다. 화웨이가 노트북·스마트폰 등을 만들 때 미국산 반도체를 쓰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도다. 미 당국은 해당 기업명을 공개하진 않았다. 다만 외신들은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인텔·퀄컴이 이번 조치의 대상이라고 전했다. FT는 “상무부의 조치는 화웨이의 노트북과 스마트폰 제조에 쓰이는 칩 공급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미국은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대(對)중국 규제 강도를 높여왔다. 화웨이의 경우 미 당국이 수출 규제 명단(entity list)에 이름을 올린 기업 중 하나다. 그럼에도 규제 사각지대를 토대로 중국과 화웨이는 기술력을 높였고 미국의 긴장감도 고조됐다. 특히 화웨이가 지난해 내놓은 스마트폰 ‘메이트60’을 본 미 당국자들은 크게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에 탑재된 중국산 반도체의 수준이 퀄컴과 1~2년 차이에 불과하다는 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화웨이의 노트북 ‘메이트북 X 프로’ 출시는 이번 조치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제품은 화웨이가 지난달 자사 최초로 선보인 인공지능(AI) 노트북이다. 하지만 인텔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울트라 9 프로세서’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인텔은 특별 허가를 받아 PC용 칩 수출을 이어왔다. 이에 워싱턴 정가를 중심으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미 행정부는 직접 시행으로 옮긴 것이다.

향후 테크 기업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AI 산업과 관련한 견제 심리가 깔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마이클 맥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블룸버그에 “이번 조치는 중국이 첨단 AI를 개발하는 것을 막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미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번 조치와 관련해 “노골적인 경제적 괴롭힘”이라며 “시장경제와 공정 경쟁의 원칙을 위반하고 국제 무역 질서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2024-05-08T08:55:44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