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한동훈과 윤 대통령 관계는 회복 불가···난 신뢰의 적금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릴레이 인터뷰

“싸우면서 가족회의 해도 선을 지켜야”

“한동훈, 정치경험 더 쌓아야. 시기상조”

“대법원장 특검 안심하고 받으란 건 모순”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4일 “제가 비상대책위원장이었다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이 아닌 ‘국정 책임론’으로 갔을 것”이라며 참패한 지난 4월 총선을 진두지휘한 한동훈 후보를 비판했다.

원 후보는 인천광역시청에서 진행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정 반성과 국정책임 완수론을 내세우면서 부분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을 공격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원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 후보와의 관계가 20년 지기인 만큼 회복될 수 없냐는 질문에 “진짜 끝”이라며 “100일간 한 사람의 운명이 걸린 문제를 전권을 쥐고 하면서 진지한 의논을 한 번도 안 했는데 그 관계가 회복이 되냐”고 반문했다. 그는 한 후보가 제안한 ‘대법원장 추천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는 ‘선 공수처 수사’라는 당론에서 벗어나는 만큼 당내 논의가 선행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원 후보와의 일문일답.

-본인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다면 총선 참패는 없었다고 했던데.

“제가 비대위원장이었다면 ‘이·조 심판론’을 주 전선으로 내세우지 않고 ‘국정 책임론’으로 갔을 것이다. 국정 반성과 국정책임 완수론을 내세우면서 부분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을 공격했을 것이다. 국토교통부 장관으로서 각 지역의 공약이나 당정 협력이 필요한 부분들을 다 꿰고 있었는데, 한 후보는 후보 지원 유세를 가서도 자신에 대한 인기를 호소하고 지역 현안, 심지어는 지역 후보 이름도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선거 캠페인 부분에서 20석이 날아갔느냐, 30석이 날아갔느냐 견해의 차이가 있겠지만 (한 후보에게) 분명히 책임이 있는 것이다.”

-“대통령과 또다시 충돌할 당대표를 뽑으면 안 된다”고 했는데.

“한 후보는 비대위원장 시절 네 차례나 충돌을 했다. 나는 그런 식으로는 안 한다. 쓴소리를 하더라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 당과 정부 간에 불편한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그렇게 아무런 협의도 없이 언론에 공격하고, 알 수 없는 사람의 입을 빌려서 충돌하고 나는 민심편이다? 집권여당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의견 충돌이 있더라도 치열하게 큰소리를 내우면서 싸우면서 가족회의를 하되 담장 밖으로는 넘어가지 않게 절충선을 찾아내야 한다. 담장 밖 사람들이 이익을 보지 않게 관리할 책임이 집권여당 당대표 또는 비대위원장에게 있는 것이다.”

-한 후보의 자체 채 상병 특검법 제안도 가족회의를 거쳐야 했다는 뜻인가.

“당론은 선 공수처 수사다. 부족한 수사 결과가 나오면 자청해서 특검을 받겠다는 것이다. 108명 의원들이 끝장 토론을 해서 대안을 내더라도 내야지, 그냥 특검안을 내버리면 공수처 수사를 건너뛰자는 민주당 주장에 동조하는 결과가 된다. 근데 한 후보는 토론 한번 해봤냐. 가족회의도 안 거치고 동네 마을 방송으로 터뜨리고 안 따라오면 대안이 있냐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것은 리더로서의 소통과 경청의 자세가 없는 것이다. 결론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한 후보는) 정치에 대한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 지금은 시기상조다.”

-이 특검안이 대통령 배신이라는 건 과도한 반응 아닌가.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원장이라고 대통령의 편을 들 거라고 생각하는 근거가 뭐냐.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원장이 특검을 임명하니까 대통령이 안심하고 그걸 받아라 그 자체가 자기모순이고 삼권분립 위배이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궤변이다.”

-한 후보와 윤 대통령은 20년 된 오랜 관계다. 관계 회복 가능성이 없을까.

“대통령과 한 후보의 관계를 잘 알고 있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라. 그게 100명이면 100명의 답이 똑같을 것이다. 진짜 끝이다. (윤 대통령과 한 후보가)그동안 의미 있는 대화가 전혀 없었는데 갑자기 회복되나? 만약 100일 동안 그 사람의 운명이 걸린 문제를 내가 전권을 쥐고 하면서 진지한 의논을 한 번도 안 한다. 또 그게 최악의 결과가 나와서 그 집안이 지금 한 발짝도 나가기도 힘든 상태에 빠졌는데 전화 한 통, 문자 한 번 주고받지 않으면서 식사하자는 초청까지 거절했다. 대통령이 아니라 평범한 인간관계에서도 그 관계가 회복이 될까. 유추해보시라.”

-당대표가 되면 대통령에게 어떤 쓴소리를 할 수 있을까.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는) 레드팀을 공개모집할 것이다. 대통령과 야당에도 레드팀 지명해달라고 하고, 팀장은 제가 할 것이다. 대통령께 (쓴소리를) 직접 전달하고 토론도 할 것이다. 1호는 금리, 고물가 등 민생 문제를 얘기하겠다. 2호는 대통령의 소통 부족 이미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과 진솔한 소통하도록 하겠다. 3호는 인사 문제다. 우파 진영에 힘을 모을 수 있고, 대한민국의 건전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튼튼한 안보 등에 대한 대안을 가진 좋은 인재들이 많다. 마지막으로는 당정 간에 그동안 많은 문제들에 대해서 좀 더 많이 들으시고 국민 앞에 좀 더 겸손하게 다가가자 얘기를 할 것이다.”

-당 얘기를 더 들으시라고 말씀하실 수 있나.

“아니 저도 25년간 원조 소장파였던 사람인데 제가 무슨 일방적으로 누구 편을 들기 위해서 이 일을 맡을 거라고 생각하냐. 당을 구하고 나라를 구하고 국민과 대통령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 저의 경험과 대통령과 저와 쌓은 신뢰의 적금을 쓰겠다. 신뢰의 적금이 안 쌓여 있는 사람은 (당정간 문제를) 풀 수 없다.”

-민주당이 실제 대통령 탄핵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보나.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민주당도 그렇고 처음에는 아무도 그걸 의도하지 않았으나 여론에 편승해서 가다보니까 당도 분열되고 이 길이 아닌 걸 알면서도 탄핵의 일방통행길로 오게 됐다는 걸 우리가 2017년에 이미 경험했다. 때문에 유턴할 길이 없는 그 막다른 일방통행 길로 다시는 들어서서는 안 된다. 그때는 우리가 130석 가까이 됐다. 지금보다 훨씬 정치적으로 양호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당이 쪼개지고 탄핵으로 갔다. 대통령 지지도, 당 지지도 등 모든 게 지금보다 양호했음에도 탄핵의 막다른 길로 갔다.”

-윤 대통령이 당대표 후보를 넘어서서 차기 대권후보로 원 후보를 지지했다는 해석도 있다.

“참 허황된 얘기다. 대통령 입장에서는 그런 식으로 하면 권력 관리가 안 된다. 아직 해가 중천에도 안 떴는데. 하늘에 태양은 하나다.”

원 후보는 당권주자 중 자신이 윤 대통령과의 소통이 가장 잘 되는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날 인터뷰 장소에는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호위무사 역할을 한 이용 전 의원도 함께 있었다. 기자가 이 전 의원에게 “정말 윤심(윤 대통령의 마음)이 원 후보에게 있는 것이냐”고 묻자 이 전 의원은 웃으며 “그게 아니면 제가 여기에 왜 있겠냐”고 답했다.

유설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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