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우크라 동부서 연승 행진…"도네츠크서 매일 20㎞씩 서진"

전황 숨기는 우크라군에 비판 고조…"러군 피격 영상만 업로드해"美탄약 도착전 '전술적 이득' 극대화…러 병력자원 추가확보 시급(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매일 20㎞씩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서 서쪽으로 전진함으로써 1년 가까이 교착 상태에 빠졌던 전선 지형이 우크라이나군에 불리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CNN 방송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측 군사 블로거들과 우크라이나군 지휘관들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지난 2월 도네츠크주 요충지 아우디이우카 마을을 점령한 데 이어 아우디이우카 서쪽에 위치한 세메니브카, 베르디치 마을을 이날부로 손에 넣었다고 보도했다.

아우디이우카 마을 점령은 러시아군이 지난해 5월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점령 이후 약 9개월 만에 이뤄낸 최대 성과였는데, 추가 진전을 이룬 셈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매일 지도에 표시하는 '딥스테이트맵'은 현재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 내 8곳에서 24시간 동안 20~25㎞씩 서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도 바흐무트 전선에서 수세에 몰린 점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세메니브카, 베르디치 마을에서 공격 작전을 전개하기 위해 4개 여단을 이 지역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군사 블로거 미로슈니코프는 이날 블로그를 통해 "도네츠크 지역에서의 철수는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의 총끝은 이제 두 마을의 서남쪽에 자리한 크라스노호리브카로 향하고 있다. 크라스노호리브카는 도네츠크주의 대표적인 산업도시로 도시 외곽의 대형 벽돌공장에선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러시아 군사블로거는 러시아군이 벽돌공장을 수중에 넣으면 우크라이나군으로선 방어가 불가능해 진다며 사실상 '요새의 함락'을 의미한다고 서술했다.

도네츠크시에서 북쪽으로 180㎞ 떨어진 하르키우주(州)에서도 러시아군은 약 3개월 만에 서진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하르키우주 키슬리브카 마을이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 다만 1~2㎞ 진격에 그친 것으로 하르키우 일대는 2022년 여름 우크라이나군이 대규모 탈환에 성공한 이후 비교적 안정된 전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CNN은 평가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전황에 대해선 국민들에게 제때 알리지 않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지난 27일 현지 국영 방송에 출연해 세메니브카, 베르디치 마을과 인접한 솔로비오브 마을을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군은 공식 텔레그램에 러시아군이 드론에 피격되는 영상을 게재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딥스테이트맵은 "마을이 우크라이나군의 통제 하에 있다고 방송에서 10억번 이상 반복하고, 러시아군이 갈기갈기 찢기는 영상을 즐겁게 볼 수 있겠지만, 현실의 모습은 완전히 다르다"며 "근처에 주의가 필요한 장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즉각 텔레그램을 통해 "하루에도 몇번이나 전황이 바뀐다"면서 오해 때문에 생긴 비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전방의 상황이 악화됐다"고 시인했다.

러시아군이 이처럼 도네츠크주에서 공세를 강화한 이유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미국의 추가 군사 지원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발의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은 공화당 강경파의 반대를 뚫고 지난 23일 미 상원을 통과해 하루 만에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 발효됐다. 610억달러(약 84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안에 따라 미국은 사거리 300㎞에 달하는 신형 장거리 전술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와 각종 탄약을 우크라이나에 인도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에 관련 물자가 도착하기 전까지 러시아군은 동부 전선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계속해서 맹공을 퍼부을 공산이 크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미국의 안보 지원이 우크라이나군에 도착하기 전까지, 러시아군은 앞으로 몇주 동안 상당한 전술적 이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러시아군의 병력 우위가 없다면 이러한 이득을 얻기 충분하지 않다"며 "특히 러시아가 한 달에 2만~3만 명의 병력을 지속적으로 모집할 수 있는지 여부가 전쟁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요소"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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