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들었다” 13세 미얀마 소년 사살한 美경찰…알고보니 BB탄총

미국에서 경찰이 모형 권총을 들고 도망치는 13세 미얀마 난민 소년에게 총을 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30일(현지 시각) AP통신이 보도했다.

이 사건은 뉴욕주 북부 도시 유티카에서 지난 28일 오후 10시쯤 발생했다. 무장 강도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사건 현장 인근에서 용의자 인상착의와 유사한 13세 소년 두 명을 발견했다. 경찰이 이들을 멈춰 세우고 무기 소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몸을 수색하려 하자, 소년 한 명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 소년은 도망치면서 경찰관들을 향해 권총으로 보이는 물건을 겨눴다. 이를 본 경찰은 “총이다”라고 외쳤다. 이후 소년을 땅에 쓰러뜨린 뒤 제압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경찰이 그에게 총격을 가했다. 소년은 가슴 부위에 총을 맞았고,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조사 결과 소년이 갖고 있던 권총은 글록17 5세대 권총의 복제품으로 확인됐다. 유티카 경찰 대변인은 이와 관련 “글록 표시와 특징, 분리할 수 있는 탄창 및 일련번호 등 모든 면에서 진짜처럼 보였다”며 “궁극적으로는 연지탄(pellet)이나 BB탄만 발사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총격 당시 상황을 담은 보디캠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한 경찰관 소년을 제압하기 위해 주먹으로 때리며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과 다른 경찰관이 총을 발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며 소셜 미디어에선 공분이 일었다. 소년이 치료를 받은 병원과 경찰서 앞에는 경찰 규탄 시위가 벌어졌다.

숨진 소년은 인근 중학교 8학년생(한국의 중학교 2학년에 해당)인 니야 므웨이로 확인됐다. 므웨이는 미얀마 소수민족인 카렌족 출신으로, 카렌족은 2021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가 소수민족을 탄압하자 대거 난민이 됐다. 주민 수가 6만5000명인 유티카 지역에는 4200여명의 미얀마 난민이 거주하고 있다.

총을 쏜 경찰관은 임관 6년 차인 패트릭 허스나이로 파악됐다. 그를 비롯해 함께 출동한 다른 경찰관 2명은 이 사건으로 유급 행정휴직 처분을 받았다. 경찰은 소년을 숨지게 한 경찰관들이 규정을 지켰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주 검찰총장은 경찰의 총격이 정당했는지 판단하기 위해 자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윌리엄스 서장은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비극적이고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고인의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2024-07-01T02:56:05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