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네임, 탈락 가능” 英 감독, 유로 2024 우승 목표 칼 갈았다

“빅네임 선수들도 탈락할 수 있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른바 ‘빅네임’의 거물급 선수들도 유로 2024 대표팀 명단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경고를 전했다.

잉글랜드가 반드시 우승을 거둬야 한다는 중압감을 갖고 있는 만큼 최종선택까지 대표팀 선발에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잉글랜드는 지난 27일(한국시간) 오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친선 경기에서 벨기에와 난타전 끝에 2-2로 비겼다. 이날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그간 주류로 선발하지 않았지만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선수를 다수 기용하며 유로 2024를 앞두고 최종 명단 발탁을 위한 시험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실제 이날 잉글랜드는 4-2-3-1 포메이션으로 강호 벨기에에 맞섰는데, 최전방에 아이반 토니를 중심으로 필 포든과 제로드 보웬을 양 날개 공격수로, 주드 벨링엄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격했다. 잉글랜드의 부동의 주전 공격수 해리 케인이 빠지고 토니가 최전방에 선 것과 함께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선호하지만 부상으로 이탈한 잭 그릴리쉬 대신 포든-벨링엄-보웬의 올 시즌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이 2선에 포진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또한 그 아래 중원과 좌우 미드필더로 데클란 라이스-코비 마이누라는 젊은 미드필더들이 합을 이뤘다. 특히 만 18세로 올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전 미드필더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마이누는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첫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백 포 라인은 벤 칠웰, 존 스톤스, 루이스 덩크, 에즈리 콘사로 구성됐고, 골키퍼 장갑은 조던 픽포드가 꼈다.

잉글랜드는 이 경기서 픽포드의 전반 실책으로 유리 틸레망스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그러나 토니가 전반 17분 페널티킥을 얻어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토니 역시 잉글랜드 대표팀에서의 첫 선발 경기였다.

그러나 전반 36분 수비수 덩크의 실책으로 틸레망스에게 추가골을 내주면서 끌려갔다. 결국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추가시간 4분 벨링엄이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간신히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여러 신예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가능성을 확인한 경기. 특히 마이누는 이날 경기 MOM으로 선정되는 등, 첫 데뷔전을 치른 10대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는 활약으로 새로운 중원 옵션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선보였다.

이런 모습에 잉글랜드 언론도 주목했다. 더 선 등 영국 언론은 28일(한국시간)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유로 2024를 앞두고 대표팀 선발에 고심하고 있다”면서 “UEFA가 선수단 규모를 23명이나 26명으로 결정하든,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반드시 우승을 거둬야 한다는 중압감에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오랫동안 잉글랜드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최근 성적이 우수한 선수를 제외하고 자신이 선호하는 선수들을 주로 선발하는 경향이 있었다. 과거 웨인 루니, 조 하트, 잭 윌셔, 크리스 스몰링, 델레 알리 등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성적과 관계 없이 선호했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브라질, 벨기에와의 평가전에서 마이누, 토니, 보웬, 앤서니 고든 등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한 최상위 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를 대표팀에 뽑는 모습은 그만큼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대형 선수들의 명성을 고려하지 않고 결정을 내릴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로 꼽힌다. 또한 존 스톤스와 카일 워커 등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오랜 시간 외면했던 선수들도 다시 선발되는 등 잉글랜드 대표팀 선발의 유연성이 확장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오는 6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독일 9개 도시에서 열리는 유로 2024에선 그간 잉글랜드 대표팀의 핵심 멤버였던 유명 선수가 대거 탈락할 가능성도 점쳐 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커스 래시포드와 잭 그릴리쉬는 이번 시즌 마무리를 잘 해야만 독일행 비행기 탑승이 가능할 전망이다. 래시포드는 시즌 초반 부진과 함께 지난해 12월 비공식적인 여행으로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실망을 사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벨기에전에서도 교체 투입된 래시포드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9월 스코틀랜드전과 10월 이탈리아전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최종 발탁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그릴리쉬 역시 올 시즌 맨시티에서 활약이 좋지 못하며 벨기에전에선 사타구니 문제로 결장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그릴리쉬는 여전히 대표팀의 계획에 포함되어 있다”며 그릴리쉬를 구상에서 제외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 시즌 포든과 보웰의 맹활약으로 입지가 약화된 것은 사실이다. 래시포드와 그릴리쉬 모두 올 시즌 마무리를 잘 해내더라도 최종 명단에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잉글랜드 언론의 예상을 종합하면 만약 선수단 규모가 23명이 될 경우 케인과 토니가 공격진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거기에 추가로 벨링엄이 사실상 공격수로 나서면서 레알 마드리드에서처럼 더욱 공격적인 역할을 맡게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26명으로 선수단 규모가 확장된다면 래시포드와 함께 올 시즌 PL에서 16골 10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 중인 올리 왓킨스가 기회를 얻게 될 전망이다. 실제 왓킨스는 지난 24일 케인이 부상으로 나서지 못한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일부 빅네임 선수들이 유로 2024에 참여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선수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강한 팀인 벨기에를 친선전의 상대로 선택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2선 공격진의 경쟁에 대해선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이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영국 언론과 인터뷰서 “앤서니 고든을 더 보고 싶었다. 그는 클럽(뉴캐슬)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한 제임스 매디슨이 경기에 나서면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앤서니 고든(뉴캐슬)과 제임스 매디슨(토트넘)이라는 다른 2선 자원들을 이번 잉글랜드 대표팀에 소집한 배경을 언급했다. 특히 고든은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선발 출전해서 활발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제로드 보웬도 굉장히 좋은 캠프를 치렀다. 분명히 그 포지션들에 대한 경쟁이 있다. 콜 팔머가 훈련을 많이 빠지면서 벨기에와의 경기에 투입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나는 최종 발탁에서 그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합하면 2선 자원에서 기존의 핵심이었던 래쉬포드와 그릴리쉬를 대신해 고든, 매디슨, 팔머, 보웬 등 다른 선수들을 중용할 수도 있다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생각이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잉글랜드 대표팀의 국제대회 성과를 위해선 계속해서 강팀과의 경기를 통해 실력을 검증하고 문제를 개선해서 최상의 준비를 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궁극적으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현재 성적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잉글랜드 대표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와 함께 팀의 전력과 목표에 기여할 수 있는지도 역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올 시즌 종료까지 유로 2024 잉글랜드 대표팀 선발을 노리는 선수들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최종 결정에 포함되기 위해서라도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자신들의 다양한 개성과 쓰임새, 매력 등도 어필해야 할 전망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2024-03-28T08:33:17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