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보다 무섭다" 3년간 다슬기 잡다 숨진 사람 52명... 사고 피하려면

여름철 계곡이나 하천에서 다슬기를 채취하다 갑자기 깊어진 수심에 사고를 당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겉으로 보기엔 얕은 수심이어도 갑자기 유속이 빨라지거나 수심이 깊어질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강원 춘선시 북한강에서 다슬기 채취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6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중앙포토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강원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 북한강에서 60대 A씨가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한 승용차가 강가에 며칠 동안이나 주차돼 있고 작은 보트가 강에 떠다니는 것을 수상히 여긴 시민이 처음 신고했다. 경찰은 “A씨가 다슬기 채취에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여름철에도 강원 평창군 평창강에서 다슬기를 채취하다 물에 빠져 실종된 60대 남성이 하루 만에 강 하류 쪽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가 하면 인근 홍천강에서도 다슬기를 잡던 남성(60대)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 대부분 다슬기가 나오는 계곡이나 하천에서 채취에 집중하다 물 흐름과 깊이가 급격하게 변하는 곳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다슬기 채취 사고가 잦다 보니 충북도소방본부는 지난 6일 보도자료를 내고 안전사고 위험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2018년~2022년 최근 5년간 도내에서 다슬기 채취로 인한 사고로만 20명이 숨졌다. 시기별로는 여름철인 6~8월에 사고 건수가 가장 많았다. 

 

2020년 소방청이 낸 통계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최근 3년간(2017~2019년) 다슬기 채취 관련 수난구조 출동은 142건이었다. 연평균 47건으로 대부분 다슬기 채취가 가능한 5~9월 많이 발생했고 그중 6월엔 전체의 34%인 48건의 사고가 일어났다. 

 

지역별로는 강원도가 33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 22건, 충북 21건, 경기 18건, 경북 16건, 전남 10건, 전북 9건, 대전·충남 6건, 부산 1건 순이었다.

 

3년간 다슬기를 채취하다 목숨을 잃은 이도 52명에 달했다. 전국에 다슬기를 잡다 갑작스러운 수위 상승으로 사망한 사람이 한 해 17명 가까이 되는 셈이다. 지난해 미국 플로리다대 상어 연구팀이 집계한 전세계 통틀어 연간 상어에 물려 사망한 사람 수인 5명보다 많은 숫자다.

 

시민들이 다슬기를 잡고 있는 모습. 사진 기사 내용과 무관함.

 

소방청은 “수심이나 지형에 익숙한 주민이라 하더라도 다슬기만 쫓다가 사고를 당하기 일쑤”라며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방청이 권고한 다슬기 채취 시 안전수칙으로는 ▶두 명 이상 함께 활동할 것  ▶음주 상태에서 채취 금지 ▶건강에 이상이 있을 시 물에 들어가지 않을 것 ▶지형을 미리 파악하고 낯선 곳이나 어두워진 뒤에 채취하지 않을 것 ▶구명조끼를 꼭 착용할 것 등이 있다. 

 

이외 물속에 들어가기 전 준비운동을 하고 다리·팔·얼굴·가슴 순서로 물을 충분히 적셔야 한다. 미끄럼 방지 신발 등 안전장비 착용도 필수다. 

 

소방청 관계자는 “특히 다슬기가 밤에 많이 활동한다는 이유로 어둑해진 이후에서야 채취하는 일이 빈번한데 밤에는 물길을 파악하기 더 어려운 만큼 다슬기 채취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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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0T06:03:12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