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국형 항공엔진 개발에 기여"…한화에어로 미국법인

'항공앨리' 코네티컷 체셔·뉴잉턴 공장…고정체·회전체 등 주요 부품 생산"P&W·GE 등 글로벌 빅3 항공엔진 제조사와 협력 확대"(체셔·뉴잉턴(코네티컷)=뉴스1) 이동희 기자 =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HAU) 체셔(Cheshire) 공장. 글로벌 빅3 항공엔진 제조업체 '프랫&휘트니'(P&W)로 납품 예정인 엔진 케이스가 나무 상자 안에 놓여 있었다. 허브쉘(Hubshell)로 부르는 큰 박스형의 기계를 거친 부품이다. 이곳에서 절삭유를 뿌려 케이스 겉면을 매끄럽게 해 부품 마찰을 줄여 가공성을 높인다.

김종훈 HAU 글로벌항공엔진 팀장은 "밀링과 터닝(선반) 장비로 제품의 품질을 높인다"며 "주기적으로 장비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셔 공장은 HAU가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사업지 중 하나다. HAU 설립 이전인 2012년 3분기 한화에어로는 P&W로부터 체셔 공장을 인수했다. 한화에어로 인수 전에는 엔진 정비 공장으로 쓰였다. 체셔 공장 인수를 계기로 한화에어로와 P&W의 관계는 더욱 깊어졌고, 2015년 국제공동개발(RSP) 계약까지 체결하는 발판이 됐다.

한화에어로(012450)는 체셔 공장에서 엔진 케이스 등 정밀 고정체뿐 아니라 엔진 제작사(OEM)에서 엔진 조립을 위해 사용하는 도구도 생산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 등 글로벌 사업장과 협력하는 92명의 지원 조직을 포함한 약 28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HAU 단일 사업장 기준 가장 큰 규모다.

네이트 미나미 HAU사업장장은 "한국 공군 기지에 있는 F-35 전투기 엔진을 수리하는 데 쓰이는 공구는 체셔 공장에서 생산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한화에어로는 체셔 공장 외에도 코네티컷주에 △뉴잉턴(Newington) △이스트 윈저(East Windsor) △글래스턴베리(Glastonbury)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다. 4개의 공장에서 약 6000개의 항공엔진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2019년 코네티컷에 있는 항공엔진 부품사 '이닥'(EDAC)을 인수하면서 미국법인을 공식 출범했다.

한화에어로가 코네티컷에서 항공엔진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이유는 바로 '항공 앨리'(Aerospace Alley) 때문이다. 미국 뉴욕주와 매사추세츠주 사이에 있는 코네티컷은 미국 최대 항공엔진 산업 클러스터로 미국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처럼 항공 앨리로 불린다. OEM인 P&W를 비롯해 시코르스키, 카만 에어로스페이스,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 등 항공산업 주요 업체가 자리 잡고 있다.

한화에어로 미국법인은 코네티컷의 항공 앨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현지 항공산업에 연착륙했다. P&W뿐 아니라 현지 부품사와 협력을 강화하며 선도 기술을 확보했고, 코넷티컷 주립대 등 현지 교육기관과 협력으로 우수 인재를 채용했다.

그 결과, HAU 매출액은 2019년 인수 당시 2100억 원에서 2023년 사상 최대인 2521억 원으로 약 20% 성장했다. 한화에어로는 HAU를 거점으로 사업을 적극 확대해 전체 항공엔진 부품 매출액을 2조 9000억 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한화에어로는 단순하게 OEM이 요구하는 부품만 생산하지 않는다. 기술 개발을 통해 부품의 품질을 높이고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곳이 뉴잉턴 공장이다.

뉴잉턴 공장은 150여명의 직원이 디스크와 블레이드 등 항공엔진 회전체 부품을 생산한다. 회전체는 고정체와 달리 제품 교체 주기가 짧고 수익성도 높다. 디스크와 블레이드 일체형인 IBR 부품은 개당 가격이 2만(약 2700만 원)~3만 달러(약 4100만 원)에 달한다. HAU는 연산 1400개 수준인 IBR 생산력을 2200개로 늘릴 계획이다.

타이슨 샌드퀴스트 뉴잉턴 공장 디렉터는 "장비 활용 개선 등 공정 혁신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춰 P&W 등 주요 고객사에 납품하며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사업장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는 글로벌 항공엔진 부품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독자 항공엔진 개발 기술도 갖추겠다는 목표다.

박명환 HAU 재무팀장은 "코네티컷에 연구소도 설립해 독자 항공엔진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한국형 항공엔진 개발에 HAU가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P&W뿐 아니라 다른 OEM과도 긴밀히 협력해 첨단 엔진 개발 시간을 단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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