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극초음속 미사일에 ‘합참’ 반박했다는데…“미사일 개발 고도화 사실은 분명”

I ‘화성포-16나’형 시험발사

I 합참 “갈 길이 한참”

I 러시아 업고 군사력 높여

[TV리포트=한하율 기자] 지난 2일 북한이 시험 발사한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의 비행거리와 궤도 변경에 대해 합동참모본부가 입장을 발표했다. 이는 북한이 주장한 1,000km가 과장된 발표라고 주장한다.

지난 3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관련 참고 자료'를 통해 "북한이 주장하는 비행거리 1,000km는 우리 군의 분석과 차이가 있으며, 과장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전하며 "한미일이 분석한 결과는 600여km"라고 말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당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신형 중장거리 고체 연료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했다고 전하며 안전을 고려해 사거리는 1,000㎞ 한도로 줄이고 탄도탄 요격망 회피를 위한 불규칙한 비행궤적을 실현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북한 측의 주장은 제대로 발사했다면 훨씬 더 멀리 갈 수 있었는데 안전을 위해 일부러 1,000㎞ 한도로 줄였다는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와 합동참모본부의 주장이 엇갈린 가운데 약 400km의 차이에 우리 군의 레이더망이 궤도를 변경하며 비행하는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완전히 탐지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북한 측이 이번에 시험 발사한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의 경우 완만한 포물선 모양으로 솟아오르다 떨어지는 일반 탄도미사일과 달리 추진체에서 분리된 탄도가 떨어지다 물수제비처럼 튕기듯이 올라가고(할공도약) 좌우로 움직이는(측면 가동) 등 불규칙한 궤적으로 기동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문 제기에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측 미사일이 동해상으로 떨어질 때까지 완벽하게 추적했으며, 북한이 사거리를 속인 것이라고 반박에 나섰다.

그러나 이 미사일이 탄도미사일보다 낮은 고도에서 미끄러지듯 비행해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의문의 불씨가 끊임없이 타오르고 있다.

만일 한국이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마지막 비행 궤적 400km가량을 놓쳤다면 북핵·미사일을 공중에서 탐지·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합동참모본부의 브리핑이 주목받는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실제 비행거리를 과장하고 있으며 지구 곡률이 허락하는 선까지 북한 미사일을 추적했고 궤적을 거의 다 봤는데, 2차 도약 기동은 없었다”라고 전했다.

통상 미사일 비행거리의 측정은 레이더 전파를 쏘아 돌아온 전파로 측정하는데 둥근 지구의 특성상 북한 미사일이 레이더 전파가 닿지 않는 동해 수평선 너머까지 날아가기 전까지는 대부분 추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어 북한 측이 쏘아올린 미사일에 대해 "극초음속 미사일은 최고속도가 음속의 10배까지 도달하고 하강할 때 음속의 5배 이상 속도로 100㎞ 이상 활공비행 하면서 내려오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히며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음속의 10배 속도까지는 도달했지만, 음속의 5배 속도를 유지하면서 내려오지는 않았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선회 비행은 있었으나 완벽한 활공까지는 추가 시험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는 신형 고체 극초음속 미사일의 첫 시험발사로 개발 초기 단계 미사일의 비행 성능에 중점을 둔 것으로 추측된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경우 미국과 러시아 등 미사일 분야 선진국들도 개발 중인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무기체계이기 때문이 북한의 전력화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서 현지 지도를 한 ‘화성포-16나’형에 대해서 북한 노동신문은 “이로써 각이한 사거리의 모든 전술, 작전, 전략 급 미사일들의 고체연료화, 탄두조종화, 핵 무기화를 완전무결하게 실현함으로써 전지 구권 내의 임의의 적 대상물에 대해서도 ‘신속히, 정확히, 강력히’라는 당 중앙의 미사일 무력 건설의 3대 원칙을 빛나게 관철하게 되었다”라고 보도했다.

북한이 지난 2019년부터 다종의 고체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온 것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단거리 고체 탄도미사일은 개발 완료 단계에 있으나, 고체 극초음속 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은 탄두부 열방호·재진입 능력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평가된다”고 반박에 나섰다.

이는 재진입 방향 제어를 위한 정밀 유도 제어 기술이 북한 측에는 아직 없다는 주장이다. 북한이 말한 ’완전무결하게 실현’에 다다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의 무기 개발 노력을 전면 부인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이번 발사는 신형 고체 극초음속 미사일의 첫 시험발사로 개발 초기 단계 미사일의 비행 성능 시험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이며, 일부 기술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북한이 그간 진행해 온 4번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극초음속 미사일’임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이번 경우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극초음속 미사일로 인정했기 때문에 군 당국이 처음으로 인정한 ‘극초음속 미사일’이란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이는 북한이 현재 매우 빠른 속도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보유국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러시아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돕고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입장을 낸 것과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위원회의 감시기구도 무력화시킨 점을 이유로 들었다.

지난해 북한과 러시아가 맺은 군사협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13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자체 핵우산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우리에게 어떤 것도 요청하지 않았다”라고 밝히며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게 된 것이다.

이어 유엔의 대북 제재 이행 감시기구인 대북제재위의 전문가 패널도 러시아의 손에 15년 만에 사라지게 되면서 북한이 핵 보유에 가까워졌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이른 시일 내에 중국을 붙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이는 중국이 북한과 가까워진다면 대북 제재는 정말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이 유엔에서 위상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그 점을 이용해 한국이 관계 개선에 나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 측이 이번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대해 ‘논평이 없다’고 말했기 때문에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묵인으로 방관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된다. 중국이 대북 제재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은 가운데 북한을 향한 중국의 행보에 관심이 주목된다.

한하율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뉴스1, 조선중앙통신,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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