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에 쌓이는 자재… “하반기에도 재고 누적 전망, 생산 줄인다”

건설경기 침체로 신규 공사가 줄면서 시멘트·철근 등 건설 자재 재고가 늘고 있다. 이에 자재업계는 생산량을 줄이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2일 철근 업계, 시멘트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지난해 1월 대비 골조 공사 현장이 약 25% 감소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통계에서도 올해 1분기 주택 인허가 건수는 전년 대비 22.8% 감소한 7만4558가구를 기록했다.

현재 철근 업계는 쌓이는 재고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철근 재고량은 64만7000톤(t)으로 전년(47만4000톤) 대비 36.5% 증가했다. 재고량이 늘면서 업계에서 생산을 줄이면서 총생산량도 줄었다. 올해 1월~4월 철근 생산량은 274만2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23만6000톤) 대비 15.3% 감소했다.

건축 시 강관 구조 등에 쓰이는 열연강판도 비슷한 상황이다. 올해 4월 재고량은 89만 3000톤으로 전년 동월(65만9000톤)보다 35.5% 증가했다. 4월 판매량인 84만1000톤보다 재고량이 더 많은 상황이다.

수요가 줄자, 철강회사들은 공장 가동률을 줄이는 등 대응에 나섰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건설 착공, 수주 물량이 계속 줄면서 수요 자체가 크게 줄었다”며 “달마다 최소한의 물량을 생산하도록 생산 기계를 가동해야 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가장 큰 공장인 인천 전기로 공장은 낮에 가동하지 않고 야간 생산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쟁사들도 감산을 위해 조업 일수를 조정하는 등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멘트 업계도 공사가 줄면서 시름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멘트 생산량은 1049만 톤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0.6% 감소했다. 재고량은 지난해 1분기보다 61.3% 증가한 129만 톤을 기록했다. 시멘트업계는 올해 초부터 생산량을 크게 줄여 타격을 입었는데, 업계 비수기로 불리는 장마까지 겹치면서 더욱 어려워졌다는 입장이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시멘트 업계는 건설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최근 수요가 크게 감소하면서 건설 자재 관련 산업들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한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보통 봄에 건설 경기가 살아나면서 성수기를 누리고 장마철에 재고가 쌓이는데 올해는 1분기부터 고전했다”며 “하반기 건설경기 전망이 좋아져도 한동안 입은 타격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건설 자재의 재고 누적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경제에서 건설 경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건설 시장이 침체되면 파생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최근 원자재 가격이 올랐는데 판매까지 저조해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오른 원자재 가격 탓에 시세 하락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수요가 늘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2024-07-02T05:19:18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