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시작되고도 뻔뻔하게… 공정위, 4000억대 `폰지 사기` 목사 고발

조사 이후에도 모집 행위 지속

최소 4000억원대의 폰지 사기를 벌인 목사가 검찰 수사를 받는다. 이 목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으면서도 다단계 판매조직을 계속 운영하며 피해자를 양산했다.

공정위는 2일 워너비데이터의 방문판매법 위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영업정지명령을 부과하고, 법인 및 대표이사 전모씨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워너비데이터가 공정위 조사 이후에도 계속 모집 행위를 지속해 추가 피해자를 막기 위해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워너비데이터는 하위 판매원을 가입시키면 수당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다단계 판매조직으로 운영됐다. 2022년 하반기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는 NFT 광고이용권과 에코맥스(자동차용 탄소배출 저감장치) 교환권을 개당 55만원에 판매했다. 상위 판매원에는 건당 추천수당 10만원과 직급수당을 지급했다.

워너비데이터는 본인 또는 하위 판매원 실적에 따라 총 5단계로 직급을 나눴다. 갓 가입한 판매원은 딜러(판매실적 55만원)로 불렀고, 팀장(330만원)은 그런 딜러 5명을 거느렸다. 본부장(2365만원)은 팀장 7명을 하위 판매원으로 두는 등 피라미드식으로 올라가, 최고 직급인 사장이 되려면 4억5595만원의 실적이 필요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워너비데이터는 2만8000여명에게 약 50만개의 광고이용권을 팔아치웠다. 에코맥스 교환권은 약 7만6000개를 팔았다. 합치면 3000억원을 훌쩍 넘는 금액이다. 이렇게 많은 광고이용권이 팔렸지만, 유일한 사용처인 '이벤토' 앱 내에 게시된 광고는 월 10여개 정도로 미미했다. 공정위는 워너비데이터가 표면적으로 재화 판매를 가장했지만, 사실상 금전 거래만을 목적으로 다단계 조직을 운영한 것으로 판단했다. 전형적인 폰지 사기라는 것이다.

워너비데이터는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고도 외형 만 바꿔 다단계 조직을 계속 운영했다. '워너비유통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총 3단계 판매조직을 구성해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했고, 하위 판매원을 모집해오면 추천수당과 장려금을 지급했다. 신규 판매원에 가입비 11만원을 내도록 하고, 판매원 총 수익의 30%는 샘플 구매를 강제하는 방식이었다. 새로운 판매조직은 앞서 운영했던 다단계 조직의 구성원들을 그대로 흡수했다. 여기서도 800억원에 가까운 제품 판매가 이뤄졌다.

워너비데이터의 대표인 전모씨는 세종 모 교회의 목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단계 판매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도 목사라는 직업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진다.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피해액만 3000~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유사 수신 행위나 사기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를 통해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최상현기자 [email protected]

2024-07-02T05:39:09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