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예배 관람하는 곳? 원래는 선교의 발판이었다”

“교회는 와서 보는 장소가 아니다.” 언더그라운드네트워크의 설립자인 브라이언 샌더스 전 대표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샌더스 대표를 2일 제2회 프레시 콘퍼런스가 열린 경기도 안양시 새중앙교회(황덕영 목사)에서 만났다. 그는 모여서 예배를 관람하는 장소가 아닌 선교를 실천하는 공간임을 거듭 강조했다.

샌더스 대표는 청년 시절 자신이 가졌던 분노를 소개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당시 신약 성경을 열심히 읽으며 신앙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가졌던 그는 교회가 교회로서 밖으로 나가서 하는 것이 왜 이리 적은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됐다. 당시 그를 사로잡았던 생각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일주일에 한 번 교회에 나오는 것보다 우리 스스로 교회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이 생각은 그의 사역을 이루는 기초가 됐다. 30대 초반이 됐을 때, 그는 청년 시절 꿈꾸던 것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10명의 구성원과 함께 1년간 아시아의 가난한 지역에서 사람들을 섬기며 생활했다. 이때의 경험이 언더그라운드네트워크라는 사역 단체를 태동하게 했다.

‘교회의 본질’에 대한 질문에 샌더스 대표는 헬라어 ‘에클레시아’를 언급했다. 에클레시아는 밖으로를 뜻하는 ‘에크’와 부르다를 뜻하는 ‘칼레오’의 합성어로 ‘부르심을 받아 나온 사람들’을 의미한다. 그는 “교회는 부르심에 의해 존재한다”며 “몇 명이 모였든 모인 모두가 세상 밖으로 나가 하나님의 선교를 할 임무를 받은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말은 교회가 작더라도 그 안에 있는 부르심이 교회의 강함을 결정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교회의 필수 요소로 ‘예배’ ‘선교’ ‘공동체’를 꼽으면서 “이것들 외에는 건물도 재정도 프로그램도 모두 부차적인 것들에 불과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교회를 ‘축구’에 비유하기도 했다. 팀에 리오넬 메시나 손흥민 같은 슈퍼스타가 있다고 해도 그 팀이 가장 강한 팀이 될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는 게 샌더스 대표가 말하는 축구와 교회의 공통점이다. 그는 “교회는 모든 구성원이 중요하며,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진정한 강함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선교적 부르심을 받은 모든 성도가 그 임무를 수행해야 교회가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신이 설립한 언더그라운드네트워크에 대해서는 “선교에 대한 열정을 가진 교회들의 모임”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교회의 가장 최우선 목표가 선교라면, 교회의 모습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질문하면서 이 네트워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진지하게 예수를 따르는 성도라면 선교에 대한 부르심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그의 믿음은 마이크로교회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현재 언더그라운드네트워크는 약 200개의 마이크로교회로 구성되어 있으며, 6개의 나라에서 10개 도시에 걸쳐 사역을 펼치고 있다. 마이크로교회의 형태는 많게는 200~300명 규모의 교회부터 10명 이하의 작은 모임까지 다양하다. 샌더스 대표는 “각 마이크로교회는 기존 교회의 틀을 벗어나 창의적이고 실천적인 선교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성도들이 자신의 소명과 열정을 따라 소규모 공동체를 형성해 선교적 사명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가난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어린이를 위한 상담, 알코올과 마약 중독자들을 위한 사역, 고장 난 자전거를 고쳐서 노숙자들에게 나눠주는 사역, 성매매를 벗어난 여성들을 돕는 사역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그는 교회 지도자들을 향해 “리더가 할 일은 교회 구성원 모두가 선교적 사명을 실천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안양=글·사진 손동준 기자 [email protected]

2024-07-02T05:03:44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