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날 흥행` 공식 깬 이노스페이스

우주 발사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가 코스닥 입성 당일 공모가 대비 20% 하락하며 '상장 첫날 흥행'이라는 공식을 깨뜨렸다.

상장 전부터 '고평가' 논란이 있었던 데다가 지난해 '파두 사태' 이후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이노스페이스는 현재 공모가(4만3300원) 대비 8850원(20.44%) 급락한 3만4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초가는 공모가(4만3300원) 대비 1.39% 오른 4만3900원에 형성됐다. 하지만 이내 하락 전환하며 낙폭을 확대했다. 장중에는 공모가보다 22% 폭락한 3만3750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통상 대부분의 공모주가 상장 첫 날에는 급등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주가 흐름이다. 앞서 올해 상반기 공모주의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124% 상승을 기록했다.

앞서 진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이나 일반청약에서 흥행한 것과도 상반되는 모습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달 20일∼21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주 청약 결과 1150.7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11∼17일 진행한 수요 예측에는 국내외 2159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이 598.87 대 1로 집계됐다.

우선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이 적지 않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부담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노스페이스의 상장주식수(보통주 기준) 937만5694주 가운데 상장 직후 시장에서 유통가능한 물량은 278만2877주로 29.68%에 해당한다.

보통 시장에서는 유통가능물량이 30%에 달하면 적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받는다. 상장 후 주가 역시 부진한 경우가 많다.

부진한 실적을 근거로 한 고평가 논란도 발목을 잡았다.

이노스페이스 기업가치는 4000억원으로 산정됐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 2억3100만원, 영업손실 160억41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이 없고 영업손실 46억900만원을 냈다.

미래실적 추정치로 공모가를 산정하는 기술특례 방식으로 상장을 하는 만큼, 적자를 지속할 경우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지난해 기술특례로 상장한 파두의 '뻥튀기 상장' 사태 이후 최근에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던 이노그리드의 상장예비심사 승인 효력이 취소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는 등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파두는 지난해 8월 코스닥시장에 기술특례로 상장한 반도체 팹리스 기업이다. 파두는 지난해 전체 실적 추정치를 1203억원으로 제시해 기업가치 1조5000억원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하지만 실제 연간 매출은 225억원에 그쳤고 심지어 3분기 매출액이 3억원에 불과한 것이 공개되며 주가가 폭락했다.

신하연기자 [email protected]

2024-07-02T08:54:51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