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사후 재산, 세 자녀의 공익 신탁에 넘길 것”

‘전설적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94·사진)이 사후 재산의 상당부분을 세 자녀, 즉 수전(71), 하워드(70), 피터(66)가 공동 관리할 새로운 공익 신탁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그가 사후 재산의 운용 계획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의 재산은 1300억 달러(약 180조 원)로 추정된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최근 유언장 일부를 변경한 사실을 공개하며 “세계 인구 80억 명 중 가장 운이 좋은 1%에 속하는 저와 제 자녀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자녀의 가치관에 만족하고 있으며 향후 이들이 내릴 결정을 신뢰한다고 덧붙였다.

버핏 회장의 세 자녀가 공동으로 운영할 공익 신탁의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어떤 종류의 자선 활동을 펼칠 지는 세 자녀가 만장일치로 결정하기로 했다. WSJ에 따르면 이번 결정에 따라 해당 신탁이 최대 1000억 달러를 받을 수 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 자선단체로도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세 사람은 이미 지금도 각각 활발한 공익 활동을 펼치고 있다. 수전은 자신의 이름을 딴 수전 버핏 재단의 의장 자격으로 대학 장학금 지급, 불임 치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유아 교육 등을 강조하는 셔우드 재단의 이사장도 지내고 있다. 하워드 또한 식량 안보 중시, 인신매매 근절, 분쟁 완화 등을 강조하는 하워드 버핏 재단을 이끌고 있다. 피터는 세계 각국의 원주민 공동체 등을 지원하는 노보 재단에 관여한다.

WSJ에 따르면 수전 씨는 사용처와 관련해 “우리가 해온 일의 연속선상이 될 것 같다”고 점쳤다. 하워드 씨 또한 “아버지의 뜻을 받을 수 있어 영광”이라고 했다.

버핏 회장의 이번 결정은 ‘절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이혼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버핏 회장은 2006~2023년 총 393억 달러(약 54조 원)를 게이츠 재단에 기부했다. 그러나 2021년 게이츠 창업자가 이혼 계획을 발표하자 재단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청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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