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은 가업"...납치 살인 합심해 돈 뜯어낸 7인 가족

[TV리포트=양원모 기자] '살인마 가족'은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었다.

30일 오전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아르헨티나의 한 살인마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됐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식료품을 운영하는 아르키메데스 푸치오. 그에게는 수학 교사인 아내 에피파니아 푸치오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5명의 자녀가 있었다. 특히 첫째 알레한드로는 훤칠한 외모에 운동에도 재능이 뛰어나 국가대표 럭비 선수로 뽑히는 등 엄친아의 전형이었다.

그런데 푸치오 가족 주변에서는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으니, 바로 1982년 알레한드로 친구 리카드로가 총상을 입고 시신으로 발견된 것을 비롯해 동료 럭비 에두아르도까지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것.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은 푸치오 가족의 집이었다.

놀랍게도 두 사람을 납치한 건 아들 알레한드로. 알레한드로는 '두 얼굴의 살인마'였다. "아버지가 너를 보고 싶어 한다" 등 갖은 핑계를 대며 집으로 유인한 뒤 지하실에서 피해자들을 고문, 살해한 것. 충격적인 사실은 이 모든 게 아버지 아르키메데스 주도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전직 군인인 아르키메데스는 과거 군사정권 아래에서 정적과 반대파를 없애는 임무를 맡았다. 아르키메데스는 정권 교체가 이뤄지자 군복을 벗었는데, 졸지에 실업자가 되자 해선 안 될 일까지 손을 뻗게 됐다. 바로 주변 사람을 납치해 몸값을 뜯어내는 것.

아르키메데스는 첫째 알레한드로와 지하실로 피해자들을 납치해 고문, 협박한 뒤 몸값을 요구했다. 몸값을 받으면 증거 인멸을 위해 피해자들을 잔인하게 살해했다. 그렇게 뜯어낸 돈으로 식료품을 열고, 딸의 유학비를 마련하고, 아들의 사업 자금을 지원했다.

아르키메데스가 '가업(家業)'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납치 살인은 모든 가족 구성원의 묵인과 합심 아래 빈틈없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웃이었던 넬리다 프라도를 납치하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다른 피해자들과 달리 넬리다의 아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돈을 주기를 거부했고, 생각처럼 일이 풀리지 않자 초조해지기 시작한 것.

사실 넬리다의 아들은 어머니가 납치되자 곧장 경찰에 신고, 경찰 도움을 받아 모든 일을 진행하고 있었다. 가족의 살인 행각은 몸값을 받으러 약속 장소에 나온 아르키메데스가 경찰에 체포되면서 마침표를 찍었고, 미성년자인 막내를 제외한 6인 가족 모두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또 한 번 반전이 있었으니, 종신형을 선고받은 아르키메데스가 2008년 현지 사법 체계를 악용해 23년 만에 가석방된 것. 복역 중 변호사 자격증과 법학박사를 취득한 그는 한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나는 살인에 대해 아는 게 없다"며 끝까지 범행을 부정했다.

아르키메데스는 출소 4년 뒤 사망했고, 가족 중 누구도 그의 시신을 인계하지 않아 무연고 묘지에 묻혔다고 한다.

양원모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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