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 22세 트랜스포머의 누의공과…1군 야수는 타격만 잘하면 안 돼, 공룡들 ‘날카로운 눈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장재영(22, 키움 히어로즈)이 팀이 이겨서 안도의 한 숨을 쉬었을 듯하다. 누의공과로 허무하게 아웃되는 일이 있었다.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키움과 NC 다이노스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 장재영은 6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5-3으로 앞선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NC 선발투수 신민혁의 패스트볼에 왼팔을 맞고 1루에 나갔다.

후속 변상권의 타구가 잘 맞았다. NC 중견수 김성욱이 뒷걸음, 워닝트랙에서 타구를 잡았다. 이때 1루 주자 장재영은 1루와 2루 사이에서 하프웨이를 했다. 여기까지는 정석이었다. 그런데 장재영은 김성욱이 미처 타구를 잡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듯했다. 김성욱이 타구를 잡은 시점에서 이미 2루를 밟고 오버런한 상태였다.

장재영은 김성욱이 타구를 잡는 걸 확인하자 급히 귀루에 나섰다. 태그업을 하지 않고 움직였기 때문에 귀루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타구가 워닝트랙까지 날아갔기 때문에, 장재영이 1루로 귀루할 시간은 충분했다. 벤트레그 슬라이딩으로 1루에 돌아갔다. 김성욱도 무리하게 장재영을 겨냥해 공을 빠르게 내야로 전달하지 않았다.

이렇게 2아웃. 후속 김재현이 타석에 들어섰다. 신민혁은 세트포지션에서 갑자기 자세를 풀더니 2루에 공을 던졌다. 그리고 2루심이 아웃을 선언, 키움의 3회말 공격이 그대로 마무리됐다. 알고 보니 장재영이 2루에서 누의공과를 했다.

중계방송사가 제공한 느린 그림에 따르면, 장재영은 2루를 밟고 오버런한 뒤 변상권의 타구가 김성욱에게 잡힌 걸 확인했다. 이때 1루로 귀루하려면 당연히 2루를 밟고 1루로 귀루해야 한다. 하프웨이 상황서 2루까지 이동, 베이스를 밟지 않았다면 그냥 1루로 돌아가도 되지만, 이미 2루를 밟고 오버런 상황이기 때문에 귀루를 할 때도 2루를 밟고 1루로 가야 한다.

그러나 장재영은 변상권의 타구가 김성욱에게 잡히는 걸 확인한 순간, 스텝이 꼬였다. 2루를 정확히 밟지 못하고 1루로 내달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장재영으로선 2루를 밟고 1루로 귀루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러나 2루심이 장재영의 발을 제대로 지켜보고 있었다.

누의공과는 어필플레이다. 다시 말해 2루심이 장재영이 2루를 밟지 않고 1루로 귀루하는 걸 확인했더라도 상대의 어필이 없으면 굳이 누의공과를 선언하지 않고 넘어간다. 그러나 NC에서 누군가 장재영이 2루를 밟지 않고 1루로 귀루한 걸 본 듯하다. 정황상 2루에서 가장 가까운 수비수, 즉 유격수 김휘집이나 2루수 박민우가 간파했을 가능성이 크다. NC는 곧바로 신민혁에게 2루 송구 사인을 냈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NC 선수들이 매의 눈을 가동했다고 봐야 한다. 아울러 장재영으로선 제대로 야구 공부를 한 날이다. 고교 시절에 타자를 했으니 누의공과를 모르진 않을 것이고, 1군에서 살아남으려면 타격만 잘 해서 되는 건 아니다. 주루와 수비도 착실하게 해야 진짜 주전이 된다.

홍원기 감독은 5회초 시작과 동시에 장재영을 박수종으로 교체했다. 4회말 한 번 더 타석에 들어설 기회를 주고 교체했다. 홍원기 감독의 교체 의도를 정확히 알긴 어렵다. 단, 문책성 교체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장재영에겐 큰 공부가 된 경기. 다음부터 조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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