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성공률이 떨어지는 승부차기 키커는 몇 번, PK 스페셜리스트 투입은 모두 실패, 체코는 20번 모두 성공···흥미로운 유로 승부차기의 세계

2024 유럽축구선수권이 30일부터 ‘지면 탈락하는’ 16강 토너먼트에 돌입했다. 매 경기 승부가 결정돼야 한다. 정규시간 90분, 연장 전후반 30분에 승패가 가려지지 않으면 승부차기로 승자를 가린다. 승부차기는 선수간 기량 차이 보다 큰 부담감을 누가 극복하느냐는 싸움으로 ‘토너먼트만의 볼거리’다.

영국 ‘BBC’는 29일 축구 통계매체인 ‘옵타’가 제공한 데이터를 토대로 유럽축구선수권에서 나온 흥미로운 승부차기 기록을 공개했다. 1972년 유로 대회부터 승부차기가 펼쳐진 횟수는 총 232회다. 이 가운데 성공은 178회, 미스나 골키퍼 선방으로 실패한 건 54회였다.

상대 골키퍼의 타이밍을 뺐고 골문 가운데로 차는 파넨카킥이 처음 등장한 것도 유로대회다. 1976년 대회에서 당시 체코슬로바키아의 안토닌 파넨카가 서독과의 결승에서 처음 선보였다. 연장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대회 사상 처음으로 돌입한 결승 승부차기 상황. 체코슬로바키아가 4-3으로 앞선 가운데 파넨카는 팀의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5번째 키커로 나섰다. 파넨카는 압박감이 큰 상황에서 공 아래 부분을 가볍게 차 골문 가운데를 노렸고, 코너로 몸을 날린 서독 골키퍼 제프 마이어는 느리게 날아가는 슈팅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런 킥을 이후 ‘파넨카킥’으로 불렀고, 지네딘 지단,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안드레아 피를로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페널티킥 상황에서 시도하며 대담함을 증명했다.

유로대회 페널티킥 성공 확률로만 보면, 파넨카킥처럼 중앙으로 차는 것은 위험 확률이 크다. 왼쪽 구석으로 차는게 약 82%의 성공 확률로 오른쪽 73%, 중앙 72%에 비해 조금 높다. 하지만 가운데로 찼을 때는 골대를 때리거나(중앙 7%-구석 2%) 빗나갈 확률(중앙 17%-구석 4%)도 높다는 부담감을 이겨내야 한다.

승부차기에서 가장 실패가 많은 위치는 4번 키커였다. 1·2·3·5번 키커는 80% 정도 성공률이 나오지만, 4번 키커의 성공률만 63%로 뚝 떨어진다. 특히 유로대회 승부차기에서 4라운드 두 번째 키커의 득점 확률은 4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상으로는 선축이 크게 유리한 것도 아니었다. 22번의 승부차기 중 정확히 절반인 11번만 선축팀이 웃었다.

선수의 오른발, 왼발 사용 여부는 나란히 성공률 77%로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키커가 공격수(약 79%)라고 더 높은 성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 수비수도 79% 수준이며, 미드필더는 75%였다.

다만 유로대회에서 만큼은 승부차기를 위한 스페셜리스트 투입은 오히려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4번의 시도가 모두 실패로 끝났다.

유로대회에서 승부차기로 가장 불운했던 팀을 꼽으라면 잉글랜드다. 잉글랜드는 5번의 승부차기에서 단 한 번 승리했다. 골 전환율은 69%에 불과하다. 잉글랜드는 지난 유로 2020 결승에서도 이탈리아에 승부차기 끝에 져 첫 우승에 실패했다.

반면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승부차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탈리아는 총 7번의 승부차기 상황에서 4회, 스페인은 6번의 승부차기에서 4회를 이겼다. 체코도 체코슬로바키아 시절을 포함해 승부차기 3전전승으로 강했는데, 20번의 킥에서 100%의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이정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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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30T04:35:25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