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부동산… 5대은행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 초과

국내 5대 은행의 6월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해 말 대비 16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거래 회복세와 맞물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늘어난 결과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5대 은행이 올 초 내놨던 증가율 목표치(2.0%)도 이미 넘어섰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하나·신한·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5723억원으로 지난해 말 692조4097억원과 비교해 16조1626억원이 불어났다. 지난해 말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2.33%로, 이들 은행이 올해 초 강조한 2.0% 이내 관리 목표를 넘어섰다.

5대 은행은 지난 1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열린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에서 가계대출 증가율을 1.5~2.0%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목표에 부합하려면 5대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 폭은 10조3861억원에서 13조8481억원 사이에서 관리돼야 한다.

지난 4월까지는 1.0% 내에서 관리가 됐다. 그러나 5월(1.56%) 들어 증가율이 급등하더니 지난달에는 증가세가 더 가팔라졌다. 은행별로 보면 5곳 중 4곳이 관리 목표를 넘겼고, 그중 2곳은 3.0%를 넘겼다.

가계대출 잔액 증가 속도가 빨라진 이유로는 주담대가 꼽힌다.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552조1526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22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 기간 신용대출이 4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주담대 잔액은 지난 3월 잠깐 감소했으나 이후 빠르게 늘고 있는데, 주택 매매 증가세와 맞물려 증가 폭을 키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는 1월 3만2111호에서 2월 3만3333호, 3월 4만233호, 4월 4만14119호로 꾸준히 증가했다.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년 만에 최대치(지난달 29일 기준 4935건)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 같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금융 당국이 이번 달부터 가계대출 관리 방안 일환으로 도입하려 했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일을 9월로 미뤄 주담대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적으로 주택 구입에 따른 금융 부담이 1년 6개월째 하락세인 점도 주담대 수요 자극 요인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62.8로 전 분기(64.6)보다 1.8 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에서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는 분위기라 그 전에 주담대를 받으려는 움직임도 늘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7~8월에 대출 수요가 몰릴 수 있다. 주택 구입 수요까지 늘어날 수 있어 여름까지는 가계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email protected]

2024-07-01T15:10:43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