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레바논 항구 폭발 사고 촬영한 영상

한 영상이 지난 24일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소셜미디어상에 반복적으로 공유됐다. 하지만 이 영상은 2020년 8월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항구 폭발 사고를 촬영한 것으로, 화성 공장 화재와는 무관하다. 

문제의 영상은 2024년 6월 24일 "화성 폭발 화재 사고 #현장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틱톡에 공유됐다. 

영상에는 창고로 보이는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다가 불길이 치솟으면서 폭발이 발생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약 2분 분량의 이 영상은 지난 24일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일차전지 제조업체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이후부터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소방당국은 한 개의 배터리셀에서 연소가 시작되면서 다른 배터리들도 연달아 폭발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아카이브 링크).

이어 아리셀 공장 관계자 3명이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노동 당국에 입건됐다. 

동일한 영상이 같은 주장과 유튜브, 그리고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에펨코리아 등에도 공유됐다. 

그러나 이 영상은 화성 배터리 공장 화재와는 무관하다. 

2020년 베이루트 항구 폭발 영상

구글 역 이미지 및 키워드 검색을 통해 일치하는 영상이 2020년 10월 10일 아랍어 뉴스 방송 알 아라비야(Al Arabiya)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영상에는 그해 8월 4일 베이루트 항구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를 촬영한 것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당시 베이루트 항구에서 대규모 폭발 사고로 인해 200명 이상의 사망자와 6천5백 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레바논 당국은 이후 항구의 창고에 대량 저장돼 있던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이 발화되어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함께 틱톡에 공유된 영상(좌)과 알 아라비야가 게시한 영상(우)을 비교한 것이다.

알 아라비아 영상에는 남녀 한 쌍이 폭발을 목격하면서 아랍어로 소리치는 음성이 담겼는데, 영상 하단의 영어 자막에 따르면 둘은 "신이시여, 아무도 다치지 않았기를", "이게 무슨 소리야, 당장 안으로 피해!"라고 말하는 등 당황한 모습을 보인다.   

영상 속 창고 건물에도 아랍에미리트 회사 아라멕스(Aramex)의 상표가 등장한다 (아카이브 링크).

동일한 영상을 실은 CNN 보도에 의하면 이 영상은 레바논계 미국인 부부 이마드 칼릴(Imad Khalil)과 리나 알라메(Lina Alameh)가 항구 인근 아파트 창문에서 사고 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아카이브 링크).

CNN은 폭발 여파로 아파트는 파손됐고 부부는 부상을 입었으나 목숨을 건졌다고 전했다.

당시 베이루트 폭발 사고를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은 DW News, Euronews 등 여러 국제 언론 보도에도 실린 바 있다 (아카이브 링크 여기, 여기).

원본 영상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건물은 폭발로 인해 파손됐거나 붕괴했지만, 이에 해당하는 위치를 구글 지도 거리뷰 기능을 통해 찾을 수 있었다 (아카이브 링크).

다음은 잘못된 주장과 공유된 틱톡 영상 속 두 장면(좌, 중)과 구글 거리뷰로 본 같은 현장 모습(우)을 비교한 것이다.

한편 네이버 거리뷰 기능을 통해 화성 아리셀 공장 현장은 산과 다른 건물로 둘러싸여 있으며 베이루트 항구와 같이 메마른 사막 풍경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임을 확인할 수 있다 (아카이브 링크).

2024-06-28T05:33:31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