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개명 먹힐까···점유율 확보에 분주한 운용사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내 중형 자산운용사들이 펀드 시장 실세로 자리매김한 상장지수펀드(ETF)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브랜드를 전면 교체하는 수를 두고 있다. 모두 하는 수수료 경쟁 외 투자자들 눈에 띌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 결과다. 과거 성공 사례도 이 같은 판단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이달 안으로 자사 ETF 브랜드명을 기존 ‘ARIRANG’에서 ‘PLUS’로 바꾼다. 지난 2010년 첫 상품(ARIRANG 코스피50)을 상장하고부터 함께 해온 이름이 14년 만에 변경되는 셈이다. 해당 명칭은 한화자산운용에서 이미 쓰고 있는 타깃데이트펀드(TDF) 브랜드인 ‘LIFEPLUS’에도 들어있다.

이는 결국 ETF 시장 규모가 150조원을 훌쩍 넘은 만큼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개인투자자 입김이 센 시장인 만큼 이들 시선을 사로잡을 정도의 이벤트가 필요하기도 했다. 6월말 기준 한화자산운용 ETF 합산 순자산은 3조4881억원으로 점유율은 전체 2.29%로 집계됐다. 신한자산운용에 이어 업계 6위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달 말 ETF 브랜드명 변경을 포함한 향후 계획을 공유하는 간담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은 이에 앞서 ETF 브랜드 변경을 발표했다. ‘KBSTAR’를 내려놓고 ‘RISE’를 택했다. 2016년 ‘KSTAR’에서 ‘KBSTAR’로 바꾼 지 8년 만이다.

‘다가오는 내일, 떠오르는 투자(Rise Tomorrow)’라는 뜻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연금 투자를 돕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KB자산운용 측 설명이다. ‘RISE’는 2019년 KB금융그룹 경영전략을 가리키는 명칭이기도 했다.

KB자산운용은 3위 사업자지만 위 아래로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만큼 타개책이 필요했다. 삼성·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공고한 1, 2위로서 버티고 있으나 목표 자체를 2위로 잡고 있는 만큼 상승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이 쫓아오고 있어 이를 따돌릴 방안도 필요한 실정이다.

KB자산운용 ETF 순자산총액은 1조7097억원으로 전체 7.67%를 차지하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도 현재 액티브(HEROS)와 패시브(KOSEF)로 구분돼 있는 브랜드명을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투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은 앞서 각각 브랜드 변경 후 몸집을 대폭 불렸다. 한투운용은 지난 2022년 10월 ETF 브랜드를 기존 ‘KINDEX’에서 ‘ACE’로 변경한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순자산 10조원을 넘겼다. 점유율도 꾸준히 확보한 끝에 6.6%를 돌파했다.

신한자산운용도 ‘SMART’에서 ‘SOL’로 교체한 후 5위로 올라섰다. 6월말 기준으로는 순자산이 4조5494억원으로 점유율은 2.98%다. 3%가 코앞이다.

다만 업계에선 ‘이름 변경’이 점유율 상승을 담보할 순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결국 혁신 상품과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수익률을 제공하지 못 한다면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단 평가다.

실제 한투운용은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ACE 빅테크 밸류체인액티브 시리즈 등을 연이어 성공시켰고 신한자산운용 역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월배당형 등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며 덩치를 대폭 불렸다.

[email protected] 김태일 기자

2024-07-01T00:39:42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