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이어 BIS까지...국제 금융 기관 입모아 금리 인하 '늦춰야'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즈 로즈먼트의 옷 가게에 할인 팻말이 걸려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유럽과 캐나다 등 주요 서방 국가들이 지난달 연달아 기준금리를 내린 가운데 국제결제은행(BIS)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 기관에서 금리를 성급히 낮추지 말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들은 금리 인하가 물가 상승 압력을 다시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위스에 위치한 BIS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연례 보고서에서 금리 인하에 대해 언급했다. 1930년에 설립된 BIS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금융기구로 회원국 은행들에게 대출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각국 중앙은행들의 정책을 조율한다.

BIS는 보고서에서 국제 경제가 성장 잠재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물가 상승 압력 완화 덕분에 부드러운 착륙을 앞두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BIS는 서비스 가격 상승 및 임금 상승을 지적하며 “금리 인하 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갑작스러운 경기 침체에 대비해 금리를 낮춰야 하는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일정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BIS는 각국 금융 체계가 막대한 공공 부채 및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에 취약하다고 강조하면서 금리 인하가 금융 체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BIS는 보고서에서 "조기 금리 인하는 물가 상승 압력을 재점화해 다시 정책을 바꿔야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에는 이미 (중앙은행의) 신뢰성이 망가져 모든 비용이 더 많이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앞 다퉈 금리를 내려 시장에 돈을 풀었던 주요국들은 물가가 치솟으면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다시 금리를 올렸다. 시장에서는 고금리 기간이 길어지자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시작했고,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달 5일 주요7개국(G7) 가운데 2022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내렸다.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의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달 금리 인하에 동참했다. 이에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연준이 올해 연말까지는 미 기준금리를 2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 구간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오르기에바는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수년 동안 얻은 교훈은 우리가 더 큰 불확실성의 시대에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BIS의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총재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한 고금리 정책이 환자에게 항생제를 주는 과정과 비슷하다며 “모든 조치를 하지 않으면 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BIS는 많은 회원국 경제의 서비스 가격, 실질 임금이 최근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이전에 비해 낮아 추가적인 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BIS는 유로존에서 노동자들이 구매력을 회복할 경우 내년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기존 전망치에 비해 추가로 0.75%p 증가하고, 2026년에는 1.5%p 더 오른다고 내다봤다. BIS는 임금 상승률이 예상보다 더 높을 경우 2025~2026년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각각 1.5%p, 2.5%p 더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2022년 10월에 전년 동월 대비 10.6%를 기록한 이후 올해 4월에 2.4%까지 내렸으며 5월에는 2.6%에 머물렀다.[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2024-07-01T02:20:20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