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대표산업 된 웹툰… 토종플랫폼 넘어 `亞 디즈니`로

150개국 창작자 2400만명 보유

네이버웹툰 MAU 1억7000만명

헐리우드 영상 프로젝트 100여건

네이버 웹툰 사업을 총괄하는 자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가 27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네이버 자회사 중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것은 웹툰엔터가 처음이다.

웹툰엔터의 주식 공모가격은 주당 21달러로 확정됐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제시했던 공모가격 희망 범위의 최상단으로, 현지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기준으로 하는 웹툰엔터의 예상 시가총액은 26억7000만달러(약 3조7000억원)에 이른다.

웹툰엔터의 상장은 국내 콘텐츠 산업이 글로벌로 확장해 나가는 대표적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2014년 웹툰 영어 서비스를 출시한 네이버웹툰은 2016년 미국에 웹툰엔터를 설립했다. 이후 2020년부터는 웹툰 사업을 북미 중심으로 변경하기 위해 웹툰엔터를 본사로 바꾸고 네이버웹툰을 비롯해 라인망가 등 지역별 웹툰 계열사들을 웹툰엔터의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웹툰엔터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웹툰엔터의 지난해 매출은 12억8000만달러(약 1조7700억원)에 달한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전세계 150개국에서 2400만명의 창작자와 1억7000만명의 월간활성이용자(MAU)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월간 유료 이용자 수(MPU)도 780만명에 달한다. 이용자당 한 달에 평균적으로 결제하는 월평균 결제액도 올해 1분기 11.5달러까지 늘어났다.

상장하는 웹툰엔터의 과제는 수익성 개선이다. 창립 이후 연간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적자 규모가 빠르게 줄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지난해 웹툰엔터의 영업손실은 3636만달러로 전년(1억1472만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손실이 줄었다. 코로나19로 규모가 급성장한 이후 정체하고 있는 이용자 증가세와 유료 이용 거래액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웹툰엔터는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증권가에서는 이를 매출 증가가 아닌 전년 대비 줄어든 마케팅·판관비 감소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웹툰엔터는 지식재산권(IP) 사업 확대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영화, 드라마, 게임, 출판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될 수 있는 '원 스토리 멀티 유즈'가 가능한 핵심 IP를 확보해 라이선스 비용 등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웹툰엔터는 영상 제작 관련으로도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2018년 만든 자회사 스튜디오N은 최근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웹툰엔터는 상장 이후 일본과 북미를 중심으로 IP 기반 영상 콘텐츠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북미에서는 지난 2021년 설립한 영상제작 자회사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북미 웹툰 '로어 올림푸스'와 '프리킹 로맨스', 왓패드 웹소설 '호크' 등 유력 헐리우드 제작사와 협업하며 100여개 영상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현지 작가의 IP를 기반으로 현지의 문화 코드와 정서에 걸맞는 작품을 선보여 신규 시장의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상장으로 자금 여유가 생긴 만큼 애니메이션·영상 제작사나 게임 개발사 등 2차 사업을 소화할 수 있는 기업들을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네이버가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 투자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독자를 위한 작품 추천·큐레이션 서비스는 이미 시행되고 있으며, 창작자의 활동을 돕기 위한 다양한 AI 기술을 개발해 현재 테스트 단계를 거치고 있다.

전혜인기자 [email protected]

2024-06-27T09:49:45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