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장’ 네이버웹툰 김준구 대표 “우리의 무기는 다양한 IP”

27일(현지 시각) 공모주 주당 21달러로 미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네이버웹툰의 김준구 대표가 “웹툰이 하나의 글로벌 산업으로 인정 받았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은 이번 기업공개(IPO)로 조달한 자금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강화하고, 광고 사업 확대에 투자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상장 직후 2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웹툰 사업 초기에 웹툰이 산업으로 인정 받고 웹툰 작가가 선망 받는 직업이 되도록 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상장을 계기로 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됐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네이버웹툰의 모기업인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뉴욕 증시 상장 첫날 장중 10% 급등하며 흥행 몰이에 성공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보통주 1500만주를 발행해 3억1500만 달러(약 44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개장 초반 거래가격인 주당 23달러를 적용한 상장 후 기업 가치는 약 29억달러(약 4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네이버웹툰은 지식재산권(IP)의 다양성을 자사의 강력한 무기로 꼽았다. 김 대표는 “한국 크리에이터(작가)의 콘텐츠가 미국 크리에이터에게 롤모델이 되고, 미국 로컬(현지) 콘텐츠가 프랑스 크리에이터의 창작성을 자극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면서 “이미 다양한 IP를 확보할 수 있는 창작자 풀이 있기에 우리의 스토리는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수많은 콘텐츠 창작자들이 있지만, 네이버웹툰은 수많은 개인창작자들의 참여로 계속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면서 “전세계에서 오랜 기간 사랑 받을 수 있는 ‘메가 콘텐츠’가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현재 네이버웹툰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는 2400만명, 보유 콘텐츠는 5500만개에 달한다.

웹툰 이용자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 김 대표는 “한 사람이 5개의 타이틀을 보다가 15개를 보면, 사용자 증가 없이도 건강한 비즈니스 모델(BM) 확보가 가능하다”고 했다. 김용수 최고전략책임자(CSO)도 “사업 초기엔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성장이 중요하지만, 이제는 이용자들의 체류시간이 길어지고 참여도가 높아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네이버웹툰은 ‘적자 행진’에 대한 일각의 우려와 달리 올해 1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섰다고 강조했다. 김 CSO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지난해 연간 흑자로 전환했고, 올해 1분기에는 EBITDA 조정 없이도 흑자를 달성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성 있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IPO로 조달한 자금은 AI 기술 강화에도 투입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네이버웹툰은 테크 기업이기도 때문에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AI 등 기술 혁신을 지원하는 인재 채용에 자금을 많이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AI 툴은 크리에이터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도구일 뿐 창작자를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게 우리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했다.

네이버웹툰은 전체 매출의 10%에 불과한 광고 사업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현재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매출 구조는 ▲유료 콘텐츠 등 플랫폼 80% ▲광고 10% ▲IP 사업 10% 등이다. 김 CSO는 “그동안 의도적으로 광고 매출 비중을 늘려나가지 않았는데, 광고가 플랫폼보다 마진이 좋기 때문에 조금만 비중을 늘려도 매출 전체가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2005년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웹툰은 2014년 웹툰 영어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2016년 미국 법인인 웹툰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지난 2020년에는 웹툰 엔터테인먼트를 본사로 바꾸고, 네이버웹툰은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편입했다. 미 증시에 상장한 건 네이버 계열사 중 네이버웹툰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네이버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20년 만에 미국 상장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사람이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과를 졸업하고 2004년 네이버에 개발자로 입사한 김 대표는 ‘만화 덕후’ 기질을 살려 네이버의 수많은 서비스 중 하나에 불과했던 웹툰을 거대 문화 산업으로 키워냈다. 네이버웹툰의 대표 작가인 조석을 발굴한 것도 김 대표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의 자회사지만, 김 대표를 창업자로 명명했다. 김 대표는 웹툰 작가들에게 IP 사업 수익을 나누는 PPS(파트너스 프로핏 쉐어) 제도를 도입하고, 창작자에게 다달이 원고료를 지급하고 수익분배(RS)를 하는 방식도 보편화하는 등 플랫폼이 창작자와 공생하는 생태계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4-06-27T22:01:30Z dg43tfdfdgfd